"친윤이라는 평가엔 동의 못해"
이창수(53·사법연수원 30기) 신임 서울중앙지검장이 자신에게 붙은 친윤(윤석열) 딱지를 "정치권의 용어"라고 반박하며, 부실수사 가능성을 일축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배우자 김건희 여사가 연루된 각종 사건 수사를 책임지게 된 그는 "법과 원칙에 따른 수사"를 다짐했다.
이 지검장은 16일 첫 출근길에 각종 의혹들에 직접 입을 뗐다. 그는 야권을 중심으로 '친윤 검사'라는 지적이 나온다는 질문에 "정치권에서 쓰는 용어에 대해서는 제가 동의할 수는 없다"며 반발했다. 이원석 검찰총장과의 갈등설도 부인했다. 그는 "총장님과는 수시로 모든 사안에서 그동안 잘 협의해 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 지검장 본인도 인사 발표가 임박한 시점에 자신의 임지를 인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이날 취임사에서도 자신에 대한 세간의 의심스러운 시선을 불식시키려는 표현을 담았다. 그는 "공정을 기초로 부정부패에 어떠한 성역 없이 엄정하게 대응해야 한다"며 "열심히 수사해서 죄가 있으면 있다고 하고, 죄가 없으면 없다고 하면 된다"는 원칙을 강조했다. 김 여사 수사도 혐의가 있으면 법대로 하겠다는 뜻을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치권과 법조계 일각에서 그를 친윤이라고 보는 근거는 그가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일 때 '총장의 입'으로 불리는 대검찰청 대변인으로 일했기 때문이다. 다만 검찰 내에선 그 이력만을 두고 '친윤'으로 보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의견도 있다. 이 지검장은 윤 대통령의 서울중앙지검장 시기나 검찰총장 재직 초반기에는 중용되지 않았다. 그러다 2020년 1월 이성윤 당시 서울중앙지검장 취임 후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장으로 보임됐다. "수사를 잘하면서도 친윤이 아닌 검사를 고르고 골라서 데려왔다"는 평가가 뒤따랐다. 같은 해 9월 대검 대변인으로 발탁됐을 때는, 당시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갈등 중이던 윤 대통령을 고립시키기 위해 근무연이 거의 없는 검사를 대변인으로 뽑았다는 뒷말도 나왔다.
그의 정체가 '친윤'인지 '비윤'인지, 아니면 '검사 이창수'인지는 김 여사 명품 가방 수수 의혹 수사 결과를 보면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향후 꾸려질 이 지검장 체제에서 김 여사에 대한 조사 방식을 어떻게 할지, 어떤 결론을 이끌어낼지가 관건이다. 이 지검장은 이날 "법과 원칙에 따라 (김 여사 사건을) 제대로 진행할 것"이라며 "수사에 지장이 없도록 모든 조치를 다 취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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