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이후 세 차례→6·9월 두 차례
NYT “역전 노린 열세 바이든 도박”
부진 땐 회복 시간 필요 이심전심
![2020년 9월 29일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의 케이스웨스턴리저브대에서 열린 첫 대선 후보 TV 토론회에 조 바이든(왼쪽) 당시 민주당 후보와 현직 대통령이던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공화당 후보가 참석해 설전을 벌이고 있다. 클리블랜드=AFP 연합뉴스](https://newsimg-hams.hankookilbo.com/2024/05/16/6c464466-c4ef-4eff-8966-be986e6273c3.jpg)
2020년 9월 29일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의 케이스웨스턴리저브대에서 열린 첫 대선 후보 TV 토론회에 조 바이든(왼쪽) 당시 민주당 후보와 현직 대통령이던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공화당 후보가 참석해 설전을 벌이고 있다. 클리블랜드=AFP 연합뉴스
11월 미국 대선에서 4년 만에 다시 맞붙게 된 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36년 전통을 깨고 초여름에 일찌감치 첫 공개 토론을 벌이기로 전격 합의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집요한 요구를 바이든 대통령이 수용하면서다. 열세를 인정하며 실리를 챙겼다는 평가가 나온다.
선거판 흔들고 싶은 바이든
15일(현지 시간) 미국 CNN방송은 6월 27일 조지아주(州) 애틀랜타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 간 대선 후보 토론회가 열린다고 밝혔다. TV 스튜디오에서 청중 없이 차분하게 진행되는 방식이다. 두 번째 토론은 9월 10일 미국 ABC방송이 주관할 예정인데, 같은 형식이 될 것이라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이 보도했다.
6월 첫 토론은 파격적이다. ‘9월 이후 세 차례’라는 36년 관행을 깼기 때문이다. 미국 대선 후보들은 1988년 이후 매번 초당적 대통령 토론위원회가 주관하는 세 번의 토론회에 참가해 왔는데, 시기는 늘 민주·공화 양당이 여름 전당대회를 통해 공식 후보를 지명한 뒤 가을 무렵이었다. 올해 역시 토론위가 9월 16일과 10월 1, 9일에 일정을 잡아 둔 상태였다.
원래 ‘조기 토론’은 바이든 대통령의 정신 건강과 체력을 깔보고 폄하해 온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제안에서 시작됐다. 지난 9일에도 소셜미디어 영상을 통해 바이든 대통령에게 “당장 시작하자”며 수도 워싱턴이나 뉴욕을 토론 장소로 거론했다. 반면 바이든 대통령은 상대적으로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 왔다.
![2020년 10월 22일 미국 테네시주 내슈빌의 벨몬트대에서 열린 마지막 대선 후보 TV 토론회에 참석해 공방 중인 도널드 트럼프(왼쪽 사진) 당시 미국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 내슈빌=AFP 연합뉴스](https://newsimg-hams.hankookilbo.com/2024/05/16/f34fd1c2-58c4-4656-88da-2fdd52146987.jpg)
2020년 10월 22일 미국 테네시주 내슈빌의 벨몬트대에서 열린 마지막 대선 후보 TV 토론회에 참석해 공방 중인 도널드 트럼프(왼쪽 사진) 당시 미국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 내슈빌=AFP 연합뉴스
바이든 대통령의 전향 계기는 지지율 답보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형사 재판에 묶여 있고 자신은 수천만 달러를 광고에 지출한 유리한 상황에서도 여론조사 결과가 기대에 못 미치자 바이든 대통령이 역전을 노리고 도박을 걸었다는 게 미국 뉴욕타임스의 분석이다.
‘맞대결 내가 유리’ 동상이몽
그러나 계산만큼은 철저했다. 워낙 고령(81세 6개월)인 만큼 대통령이 90분간 공개 무대에 서는 일은 적을수록 안전하다는 게 바이든 선거 캠프의 판단이었다. 토론 횟수를 세 번에서 두 번으로 줄인 배경이다. 7, 8월 토론을 추가하자는 트럼프 측 요청을 바이든 측이 거부한 것은 당연한 대응이었다. 게다가 토론 때 부진할 가능성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투표일에 임박해 타격을 입으면 회복할 시간이 없다. 이는 트럼프 측과도 이심전심이었다.
토론위에 대한 바이든 대통령의 불만도 영향을 미쳤다. △조기 투표가 시작된 뒤 토론이 이뤄지고 △청중 등이 동원되며 토론회가 오락화하는 데다 △주최 측이 규칙을 너무 느슨하게 적용한다는 게 이날 바이든 캠프가 토론위에 보낸 서한에서 지적한 전통적 토론회의 단점이었다.
전·현직 대통령이 상대방에게 갖고 있는 자신감도 의기투합에 도움이 됐다. 두 토론은 여론조사 지지율이 10% 안팎인 무소속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후보가 자격 미달로 배제되도록 설계돼 있는데, 두 사람 다 자신에게 유리하다고 인식했을 공산이 크다. 동상이몽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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