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GB대구은행이 시중은행으로 전환된다. 1992년 평화은행 이후 32년 만의 새 시중은행 탄생이다. 금융위원회가 어제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을 인가하면서,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등 4대 은행과 외국계인 SC제일 한국씨티에 이어 7번째 시중은행이 등장하게 됐다. 규모로 5대 은행인 NH농협은 특수은행으로 분류된다.
5대 은행의 독과점 체제가 공고해지고 비효율이 늘어난다는 이유로 현 정부는 집권 초부터 은행권 경쟁 촉진과 금리체계 개선 등을 위해 ‘은행업 상시 진입 허용’을 추진했다. 그 첫 결실이 대구은행이다. 하지만 지난 2월 대구은행이 시중은행 전환 인가를 신청했을 때부터 은행권의 경쟁을 촉진할 메기 역할을 맡을 수 있을지 기대보다 회의적 시선이 더 컸다.
우선 규모 면에서 대구은행은 5대 시중은행의 5분의 1 수준이다. 최근 시중은행 전환을 염두에 두고 무리하게 덩치를 키우는 과정에서 건전성과 자본 비율도 악화했다. 전국 영업 기반을 확대하기 위해 주택담보대출 비중을 꾸준히 늘려왔는데, 이 과정에서 인터넷은행보다도 낮은 대출금리를 유지해 수익률이 축소됐다. 또 가계 대출 연체율도 높아지고, 올해 1분기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도 직전 분기보다 악화했다. 지난달에는 직원들이 고객 몰래 유령 계좌를 만들어 은행이 업무 일부 정지 3개월의 중징계 처분을 받는 등 내부통제에도 문제점을 드러냈다.
인터넷전문은행의 성장 속도는 가파르다. 카카오뱅크는 올 1월 시작된 주담대 대환 대출과 전월세보증금 대출을 통해 빠르게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그 결과 올 1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두며 대구은행의 턱밑까지 따라왔다. 전국 영업망 확대를 위해 온라인 영업에 주력해야 할 대구은행의 강력한 경쟁자다.
대구은행은 5대 은행과 인터넷전문은행의 추격 사이에서 생존을 걱정해야 할 처지이다. 대구은행 입장에선 시중은행 전환은 시장 확대뿐 아니라 지방은행에 따른 각종 불이익을 벗어날 기회가 될 것이다. 하지만 정부가 주장했던 ‘5대 은행 독과점 흔들기’와는 거리가 먼 게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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