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고록 '변방에서 중심으로' 발간
"김정은, 美와 대화 경험 없어 고충 털어놔"
"트럼프, 직접 '최상의 케미' 수차례 강조"
"아베, 만나면 좋은 얼굴 돌아서면 진전 없어"
문재인 전 대통령의 회고록이 17일 출간됐다. 외교·안보를 중심으로 한 주요 정책 결정, 그 과정에서의 급박했던 국제 정세, 해외 정상들과 만났던 소회 등을 담았다. 특히 문 전 대통령은 재임 당시 남북정상회담의 당사자이자 북미정상회담의 중재자로서 만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에 대한 일화들, 힘겨루기를 펼쳤던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에 대한 인상평을 남겨 눈길을 끌었다.
문 전 대통령은 먼저 김 위원장과 관련해 "내게 보여준 김 위원장의 모습은 매우 솔직했다"고 회상했다. 그 이유로는 "(김 위원장이) 미국과 처음으로 정상회담을 하는 것에 대한 기대와 함께 아무런 경험이 없다는 것에 대한 걱정도 이야기했다"며 "어떻게 접근하면 좋을지 질문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서도 "솔직해서 좋았다"고 했다. 문 전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 스스로 '문 대통령과 최상의 케미(호흡·성향)라고 여러 번 얘기할 정도"라며 서로 쿵짝이 잘 맞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어 "무례하고 거칠다는 평가도 있지만, 나는 그가 솔직해서 좋았다"며 "웃는 얼굴을 하지만 행동은 달라서 속을 알 수 없는 사람이 오히려 상대하기 힘들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바로 그 '속을 알 수 없는 사람'의 대표 사례가 아베 전 일본 총리였다. 문 전 대통령은 "아베 총리는 만나는 순간에는 좋은 얼굴로 부드럽게 말하지만, 돌아서면 전혀 진전이 없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문 전 대통령은 재임 후반기 수출규제와 강제징용 문제로 일본과 대립각을 세웠다. 회고록에는 당시 우리 정부가 여러 해법을 제시했지만, 일본 총리실에서 모든 방안을 거부했다는 사실도 최초로 공개했다.
문 전 대통령은 재임 기간 김 위원장과 3번의 남북정상회담(2018년 4·5·9월)을 가졌고, 트럼프 전 대통령과 수차례의 한미정상회담을 했다. 싱가포르(2018년 6월)와 하노이(2019년 2월)에서 열린 두 번의 북미정상회담과 남북미 판문점회동(2019년 6월) 때는 북미를 잇는 중재자 역할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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