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 되어주세요] <436> 7, 8세 추정 비숑프리제 암컷 '나리'
지난 3월 동물보호단체 연합은 경북 성주군 비숑프리제 전문 합법 번식장에서 개 290마리를 구조했습니다. 동물보호단체들이 합법 번식장에서 동물을 구조한 건 이례적인데요.
사연은 이러했습니다. 해당 번식장 주인은 2016년 비숑 20마리로 번식업을 시작했는데 최근 인기를 끌었던 미니 비숑프리제 등을 추가로 번식시키면서 그 수가 300여 마리까지 늘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현재의 번식업-경매장 구조에서는 합법적으로 개를 키워 판매하면서 영업을 이어가는 게 불가능하다고 보고 사업을 접으려 했지만 남은 동물들을 보낼 곳이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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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폐업한 번식장의 동물들은 다른 번식장으로 헐값에 팔려가 번식에 동원되거나 보신탕집으로 팔려가는 경우가 많다고 하는데요. 번식장 주인은 동물들을 살려달라며 동물단체에 도움을 요청했고, 동물단체 연합은 번식업자의 호소를 외면할 수 없었습니다. 구조하는 대신 소유권을 넘겨받고 해당 시설을 또 다른 번식업자에게 넘기지 않는다는 조건을 달았는데요. 구조된 개들은 각 동물단체가 보호와 치료를 하면서 입양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나리'(7~8세 추정, 암컷)는 동물보호단체 라이프의 보호소에서 지내면서 조금씩 바깥 세상을 알아가고 있습니다. 나리는 구조 당시 다른 친구들과도 떨어져 앉아 있었고, 사람의 손길을 어색해했다고 하는데요. 활동가들은 조용하고 얌전한 편인 나리를 보면 밝고 차분한 계절인 봄이 떠올라 봄에 피는 개나리에 착안해 나리라는 이름을 지어주었다고 합니다.
평생을 번식장 안에서만 지내왔던 나리는 그래서인지 호기심이 많다고 해요. 이제 보호소 생활에 적응하면서 이곳저곳 혼자 탐색하며 돌아다니는 것을 좋아한다고 합니다. 또 사람의 손길을 좋아해 엉덩이를 사람 옆에 바짝 붙이고 앉거나 두 다리로 사람을 폭 안아준다고 해요.
보호소에 들어온 동물 중에서도 믹스견보다는 이른바 품종견, 또 품종견 중에서는 나이가 어린 순으로 입양이 선호되는 게 사실입니다. 나이가 많은 편도 아니고 성격도 좋지만 성견이라는 이유로 강아지들에게 입양 순위가 밀리는 현실에 활동가들은 안타까운 마음이 큽니다.
심인섭 라이프 대표는 "현재 번식업-경매장 구조에서는 동물복지를 고려하면서 번식장을 운영하는 게 어렵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지적합니다. 이어 "최소한 7년 이상 번식장에서만 살아온 나리가 이제 조금씩 마음의 문을 열기 시작했다"며 "이제는 나리가 보호소가 아닌 한 가정의 반려견으로서 새로운 세상을 알아가며 행복하게 지내길 바란다"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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