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위상 추락에 단속 강화
자본주의 단속, 남한 호칭 못 쓰게
대북제재로 북한 주민 소득 25%↓"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19년 2월 북미 정상회담이 열린 '하노이 회담' 협상 결렬 이후 사회주의 노선과 북한 주민에 대한 단속을 한층 강화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회담 실패로 실추된 김 위원장의 위상을 올리는 동시에 경제난으로 인한 민심의 불만을 억압하려는 통치 방식으로 풀이된다.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일본 와세다대 일미연구소, 일본 니가타현립대 북동아시아연구소 공동주최로 19일 와세다대에서 열린 '북한 정보 세미나'에서 기조 강연자로 나선 김병연 서울대 석좌교수는 "북한은 2019년부터 정책을 바꾸었는데, 하노이 회담이 트리거였다"며 이같이 설명했다.
김 교수는 "김 위원장이 권력을 쥔 2012년부터 2018년까지 북한은 사회주의 틀을 깨지 않는 범위 안에서 실용 경제를 추구했고, 주민들의 상업 활동도 인정했다"면서 "그러나 2019년 이후 사회주의를 강화했고 시장 활동을 강하게 통제했다. 이때부터 국가를 앞세운 '국가상업체계'가 나왔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오류 없는 수령의 이미지가 하노이 회담으로 흔들리자 강한 통제로 민심 이반을 막으려고 한 것"이라며 "미국이 원하는 대로 끌려가지 않으려면 경제적으로 오래 버텨야 해 경제 활동에 대한 통제도 고려한 것 같다"고 짚었다.
"코로나·시장 단속 겹쳐 주민 충격 더 클 듯"
대북 제재로 북한 주민들의 가계소득이 25%가량 줄었다는 주장도 나왔다.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은 2012년부터 매년 탈북한 지 1년이 되지 않은 탈북민 100명을 대상으로 북한 주민 가계소득 추정 조사를 실시하는데, 2016년 대북 제재 시행 이후인 2017~2019년 월평균 가계소득(중위소득)은 37달러(약 5만 원)로, 제재 전인 2014~2016년(49달러·약 6만6,000원)보다 25% 감소한 것으로 추정했다. 김 석좌교수는 "코로나19로 주민과 물자 이동이 금지되고 시장 단속 강화로 2017~2019년의 충격은 최근까지 이어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남한 문화 단속도 한층 강화됐다. 남한 문화 유입으로 자본주의가 확산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북한에서는 '남한문화배척법'을 만들어 한국 드라마를 보거나 음악을 듣는 것은 물론, 남한 말투를 흉내 내는 것도 처벌 대상이 된다. 또 다른 기조 강연자로 나선 김병로 서울대 교수는 "통일평화연구원 조사에서 한국 문화를 자주 접하는 북한 주민들이 43% 정도"라며 "북한이 심각성을 인지하고 '오빠', '자기', '○○님' 등 남한식 호칭도 못 쓰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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