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대원 수색 작업 악천후 탓에 지연
아미르압돌라히안 외무장관도 동석
에브라힘 라이시(63) 이란 대통령이 탄 헬기가 비상착륙했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이란 당국은 구조대를 급파했지만, 악천후 탓에 수색 작업이 지연되고 있다.
이날 이란 국영 IRNA통신, 반관영 타스님통신 등은 "라이시 대통령을 태운 헬리콥터가 동아제르바이잔주(州) 바르즈건 지역에서 비상 착륙했다"고 보도했다. 라이시 대통령은 이날 아제르바이잔 접경 지역에서 열린 댐 준공식에 참석한 후 돌아오는 길이었다고 IRNA는 전했다. 헬기에는 호세인 아미르압돌라히안 외무장관, 말리크 라흐마티 동아제르바이잔 주지사 등도 탑승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른 정부 각료들을 태운 나머지 헬기 2대는 정상 비행 끝에 무사히 착륙했다. 이란 내무부도 비상 착륙 사실을 확인했다.
정확한 사고 원인 및 인명 피해 규모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타스님은 "대통령 측근 일부가 (재난)지휘본부에 연락한 것으로 전해졌다"면서 "인명 피해는 없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익명의 이란 관계자는 로이터통신에 "헬기 추락으로 라이시 대통령과 아미르압돌라히안 외무장관의 생명이 위태롭다. 우리는 여전히 희망적이지만 현장에서 나오는 정보는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AP통신은 이란 매체들이 사고 발생 마을도 다르게 전하는 등 세부 사항이 혼란스럽다고 짚었다.
짙은 안개 탓 가시거리 제한
특히 기상 조건이 걸림돌이다. 영국 BBC방송은 이란 적신월사가 구조대 40개팀을 파견해 일대를 샅샅이 수색하고 있지만, 짙은 안개 탓에 가시거리가 5m도 채 나오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이날 IRNA가 공개한 구호단체 영상에는 2, 3m 간격으로 떨어져서 라이시 대통령을 찾고 있는 구급대원들 주변이 온통 뿌연 안개로 덮인 모습이 담겼다. 아마드 바히디 이란 내무장관도 국영 언론 인터뷰에서 "안개 때문에 추락 현장에 도달하는 데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 BBC방송은 "이란 국영 언론들은 이란인들에게 라이시 대통령을 위해 기도할 것을 촉구했다"고 전했다.
이란 내 대표적 강경 보수파인 라이시 대통령은 지난 2021년 8월 제13대 이란 대통령으로 취임했다. 그는 이슬람 원리주이자이자 이란 사법부 수장을 지냈으며, 핵무기 개발 등 반(反) 서방 기조를 강화한 것으로 평가된다. AP는 "라이시 대통령은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제자로 여겨지며 일부 분석가들은 라시이 대통령이 차기 최고지도자가 될 수 있다고 분석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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