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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핵 실전 훈련' 벼랑 끝 전술... 젤렌스키 "러 본토 때릴 무기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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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핵 실전 훈련' 벼랑 끝 전술... 젤렌스키 "러 본토 때릴 무기 달라"

입력
2024.05.22 20:00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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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전술핵 훈련 시작… "서방 위협 대응" 주장
전문가들 "전술핵 사용 가능성 낮지만 '제로' 아냐"
'무기 부족 고전' 젤렌스키, 서방에 직접 개입 요구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하얼빈=EPA 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하얼빈=EPA 연합뉴스

2년 전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래 핵 위협을 마다않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벼랑 끝 전술' 구사에 나섰다. 전술핵 탄두를 미사일에 탑재하는 실전 훈련을 시작하면서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이 핵 도발을 감행할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면서도 "미국 무기로 러시아 본토를 공격할 수 있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러, '핵탄두 탑재' 이스칸데르 발사 준비 연습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는 21일(현지시간) 푸틴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남부군관구에서 전술 핵무기 준비·사용을 위한 실전 훈련 1단계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국경과 맞닿은 남부군관구는 도네츠크·루한스크·자포리자·헤르손 등 우크라이나 내 러시아 점령지를 관할한다.

러 국방부는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이스칸데르 단거리탄도미사일이 발사를 준비하는 장면이 담긴 영상 등도 이날 공개했다. 러시아가 전술 핵무기 훈련을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훈련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에서 전술핵무기를 사용할 수도 있다는 가장 분명한 경고"라고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짚었다.


21일 러시아 병사 뒤로 비전략 핵미사일을 장착한 러시아 미그-31 전투기가 보인다. EPA 연합뉴스

21일 러시아 병사 뒤로 비전략 핵미사일을 장착한 러시아 미그-31 전투기가 보인다. EPA 연합뉴스

다만 군사 전문가들은 핵 공격이 자살행위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실현 가능성은 낮게 점치고 있다. 푸틴 대통령에게 핵무기는 '적을 겁주는 수단'이라는 것이다. 미국 싱크탱크 유럽정책분석센터 파벨 루진 선임 연구원은 "전술 핵무기는 러시아가 외부의 적을 위협하고 이들의 사기를 떨어뜨리기 위해 고안된 것"이라고 러시아 독립 언론 노바타 가제야에 말했다.

중국과 인도 등 러시아의 주요 우호국들도 핵 도발에는 브레이크를 걸고 있다. 지난 3월 러시아를 국빈 방문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우크라이나에 핵무기를 사용하지 말라"고 개인적으로 경고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가 서방과 중국 관리들을 인용해 보도한 바 있다.

"푸틴, 전술핵 사용 가능성은 낮지만…"

물론 러시아의 전술핵 공격이 아주 불가능한 시나리오는 아니다. 도시 하나를 날릴 수 있을 정도로 파괴력이 엄청난 전략핵에 비해 전술핵은 사거리도 짧고, 위력도 비교적 약하다. 실제 전장에서 '사용 가능한 무기'라는 점에서 더 위험할 수 있다. 전쟁이 뜻대로 풀리지 않을 경우 푸틴 대통령이 과감해질 수 있다는 얘기다.

군사전문가인 데이비드 샤프는 "가능성은 낮지만 흑해의 우크라이나 영해 상공에서 전술핵 탄두가 장착된 폭탄을 터뜨릴 수도 있다"고 조심스레 내다봤다. 파벨 포드빅 유엔군축연구소 핵 전문가는 "나토군이 참전할 경우 러시아 전술 핵무기의 표적이 될 수 있다"고 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지난 17일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의 집무실에서 외신과 인터뷰하고 있다. 키이우=AFP 연합뉴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지난 17일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의 집무실에서 외신과 인터뷰하고 있다. 키이우=AFP 연합뉴스


젤렌스키 "우크라 상공 러 미사일 격추해달라"

그러나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공개된 NYT와의 인터뷰에서 푸틴 대통령의 핵 도발 가능성을 일축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그(푸틴)는 비이성적일지 모르지만 자신의 삶을 사랑한다"며 핵 공격에 대한 두려움은 과장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확전을 우려해 장거리 미사일 등 무기 지원을 주저해온 서방을 향해 전쟁에 보다 직접 개입할 것을 촉구했다. 나토군이 우크라이나 영공으로 발사된 러시아 미사일을 요격해달라고 요구하면서다. 그는 "이는 방어 전술로, 아무런 문제가 없다"면서 "우리가 이스라엘에서 본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달 13일 이스라엘 본토를 공격한 이란의 미사일과 무인기(드론) 일부를 미국과 영국이 격추한 것과 비교한 것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또 "국경에서 러시아군에 맞서 사용할 무기를 우리에게 달라"고 미국에 호소했다. 미국 등 서방은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지원하되 러시아 본토는 공격하지 못하도록 제한을 두고 있는데 본토 공격이 가능하도록 해 달라는 것이다. 최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제2의 도시 하르키우에 집중 공세를 퍼붓는 가운데 우크라이나군은 병력과 무기 부족으로 고전 중이다.

권영은 기자
위용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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