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흡기 바이러스 감염 환자의 특정 수용체(CD47) 발현을 억제하면 중복 감염으로 인한 사망 위험을 50% 정도 낮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유지환·정연욱 연세대 의대 의생명과학부 교수팀이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만 감염된 쥐(A군)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감염과 함께 호흡기 상피세포에 황색포도상구균을 부착한 쥐(B군)를 대상으로 염증 정도와 생존율을 비교한 결과다.
호흡 기관인 코·목·폐 등의 가장 표면에 있는 호흡기 상피세포는 병원균을 만나면 면역세포를 활성화하며 후천 면역 반응을 촉진해 외부 자극, 유해물질 등으로부터 신체를 보호하는 장벽 기능을 한다.
호흡기 상피세포가 감염되면 면역 기능에 이상이 생기는데, 숙주에 기생하는 바이러스는 호흡기 상피세포의 방어 메커니즘을 해치면서 호흡기 질환 외에 중복 염을 일으킨다. 황색포도상구균이 대표적이다. 호흡 기관에 붙어 기생하다가 호흡기 바이러스에 감염돼 면역력이 떨어진 환자 등에 중복 감염을 일으킨다.
이번 연구에서 B군의 호흡기 상피세포를 분석한 결과, 세포 수용체(CD47) 발현이 비정상적으로 증가했다.
CD47은 장벽 기능을 맡은 단백질 발현과 면역 기능을 떨어뜨리고, 황색포도상구균의 호흡기 상피세포 부착률을 높였다. 이로 인해 세균이 세포 내로 침입하는 정도가 늘어났고, B군 혈액에 세균이 침투하는 균혈증이 발생해 생존율이 급격히 떨어졌다.
연구팀이 CD47을 억제하자 염증 반응은 최대 45%, 중복 감염이 유발하는 균혈증으로 인한 사망률은 최대 55% 감소했다.
유지환 교수는 “호흡기 바이러스 감염에 더해 중복 감염이 일어나는 메커니즘을 확인했다”며 “면역력이 약한 영·유아, 고령인에게 특정 세포 수용체를 조기에 억제하면 세균 중복 감염으로 인한 2차 피해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최신 호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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