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알림

직장생활의 조언자, '산업 카운슬러'

입력
2024.05.21 20:00
25면
0 0
최영순
최영순한국고용정보원 연구위원

편집자주

사회변화, 기술발전 등으로 새롭게 부상하고 있는 직업을 소개합니다. 직업은 시대상의 거울인 만큼 새로운 직업을 통해 우리 삶의 변화도 가늠해 보길 기대합니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일로 만난 사이, 직장 동료

출근을 위해 휴대폰 알람에 깨어나 힘든 몸을 겨우 일으키는 이른 아침, 벌써부터 마음은 답답해지고, 출근 후 처리해야 할 업무 걱정에, 이리저리 살펴봐야 하는 동료와 상사 눈치에, 빨리 주말이 오기를 기다리는 우리 주변의 평범한 직장인들.

하루의 대부분 혹은 일생의 많은 시간을 조직 내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가족만큼이나 회사와의 '케미'가 무척 중요하다. 물론 본인의 선택에 따라 직업을 바꾸기도, 회사를 옮기기도 혹은 조직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로운 프리랜서나 자영업자의 길을 선택할 수도 있지만 사회에서 다른 사람들과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는 '사회적 동물'인 인간에게 그 형태만 다를 뿐 일과 조직 내에서의 만족감에서 오는 성취가 매우 크다.

하지만 가장 크고 깊은 상처를 주는 것도 자기가 속한 조직일 수 있다. 친구 혹은 가까운 선후배로 만났으면 더없이 좋았을 사람이지만 일로 만난 사이이기에 어쩔 수 없이 친해지지 못하는 사람, 바로 직장 동료이다.

통계청에서 실시한 '2022 사회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들은 가정생활에서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응답이 34.9%, 학교생활에서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응답이 35.6%인 반면 직장생활에서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응답이 62.1%로 가장 높았다.

조직의 발전보다 나의 성장이 최우선인 MZ

조직생활의 처세술에 대해서는 아주 오래전부터 다양한 키워드와 트렌드가 이어져왔지만 최근에 특히 젊은 직장인들 사이에선 '조용한 퇴사(Quiet Quitting)'가 화제이다.

조용한 퇴사란 실제 퇴사를 하는 건 아니지만 조직에서 최소한의 본인 업무만 처리하고 그 외 업무엔 관심이 없으며 회사의 발전과 성장에 기여할 의지가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 즉 몸은 회사에 있지만 심리적으론 이미 마음이 떠난 것을 빗대어 말하는 것이다.

열심히 일하는 것의 대가로 연봉과 승진이라는 보상을 얻고 회사의 발전이 곧 개인의 발전이라는 것을 당연시했던 과거와 달리 요즘 직장인들에게 회사는 나에게 핏(Fit)되는 일을 찾는 과정 중 잠깐 머무는 곳으로, 본인의 성장과 스펙을 위해 가치 있는 그 어떤 동기부여가 되어야 하는 곳이기도 하다. 높아지는 연봉도 중요하지만 워라밸이 깨지거나 종속된 관계로 얽매이거나 적성에도 맞지 않는 업무를 계속한다는 것은 '조용한 퇴사'를 부추길 뿐이다.

조직 구성원들의 회사에 대한 인식이 이렇게 변하고 있는 것에 회사도 가만히 있을 수는 없다. 그래서 많은 회사에서 조직문화를 개선하고 경력개발을 지원하여 직원들의 만족도와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한다.

인간관계, 업무 스트레스 등 조직 내 고민 조력자

'산업 카운슬러'는 이러한 회사의 고민이 직업화된 경우이다. 이들은 직장 내 인간관계의 어려움, 경력개발 애로, 업무로 인한 과도한 스트레스 등 직장인들이 겪을 수 있는 다양한 정신건강에 관심을 갖고 상담하거나 예방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또는 조직 내 제도를 개선하도록 조언하는 일을 한다.

민간자격 취득 후 프리랜서로 활동하는 사람도 있고 조직 내 인사, 노무, 소통 관련 부서에서 구성원들 개개인을 위한 상담과 프로그램에서부터 팀이나 단체를 위한 보다 체계화된 자문과 교육설계, 외부 프로그램이나 전문가를 연계하기도 한다. 또한 프리랜서로 종사하는 사람 중에는 풍부한 조직생활을 경험한 중장년들이 이론적 지식을 겸비하여 새로운 경력개발을 위한 직업으로 선택하는 사람도 있다. 산업 카운슬러의 대상도 신입 직원에서부터 회사 대표에 이르기까지 조직 구성원이라면 누구나 해당되므로 광범위하다.

각자 다른 꿈을 지향하는 요즘, 내 옆의 동료가 혹 나 때문에 조용한 퇴사를 꿈꾸고 있는 건 아닌지 관심을 갖는 따뜻함도 필요하다.

최영순 한국고용정보원 연구위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