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미정 증인 배제도 요청... "부적절"
헌재가 받아들이면 이정섭에 유리
이정섭 검사(전 수원지검 2차장검사)가 본인의 비위 의혹을 폭로한 처남댁 강미정 조국혁신당 대변인을 탄핵심판 절차에서 배제하려 하고 있다. 헌법재판소에 국회의 강 대변인 증인 신청을 물리쳐달라고 요청하는가 하면, 그가 확보한 증거도 위법하게 수집됐다는 의견서를 제출했다. 탄핵 사유 입증을 어렵게 만들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21일 한국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이 검사 측은 전날 헌재에 '전자정보 증거능력 및 열람제한에 대한 의견서'를 제출했다. 이 검사 측이 언급한 전자정보는 사설 포렌식업체가 17일 헌재의 문서제출명령에 따라 그의 처남 조모씨 휴대폰을 포렌식한 뒤 분석해 제출한 보고서다. 이 휴대폰은 조씨가 2016~2017년 사용한 것으로 △검사들의 골프장 예약 특혜 △조씨의 마약수사 무마 등 이 검사의 비위 의혹을 뒷받침할 각종 자료가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자료는 탄핵심판에서 '스모킹 건(결정적 증거)'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보고서에는 △조씨와 이 검사, 조씨와 이 검사의 배우자인 조씨 누나가 2014년부터 지난해 2월까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서 나눈 대화 내용 △대화 내용 가운데 범죄경력 조회, 전과, 골프장 예약 등 키워드를 토대로 뽑아낸 내역이 들어 있다. 업체 분석에 따르면 이 검사의 비위 의혹 일부를 입증할 수 있는 내용이 상당수 포함돼 있다.
이 검사 측은 이 포렌식 자료를 탄핵심판 증거로 써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강 대변인이 남편 조씨 휴대폰을 사실상 훔친(절도) 만큼, 휴대폰 자료는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라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 없다는 취지다. 형법 특례조항에 부부끼리 절도는 처벌할 수 없어도, "절도죄 자체는 성립된다"는 게 이 검사 측 주장이다. 헌재는 분석 보고서를 증거로 채택할지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이 검사 측은 강 대변인을 증인으로 채택하려는 국회 측 신청도 기각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그는 8일 열린 탄핵심판 1차 변론기일에서 "강 대변인이 이 검사의 직무 집행과 관련해 직접 경험한 지위에 있지 않았고, 탄핵소추 사유에 구체적 사실관계가 입증돼 있지 않아 증인 신문을 하는 건 이해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반면 국회 측은 강 대변인을 불러 이 검사의 비위 의혹과 관련한 증언을 직접 들어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증인 채택 여부는 28일 2차 변론기일에서 결론 날 전망이다.
헌재가 이 검사 측 주장을 수용하면 탄핵심판은 이 검사에게 유리하게 흘러갈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국회 측이 요청한 이 검사 자료를 수사 중이라는 이유로 거부하고 있는데, 휴대폰 포렌식 보고서마저 증거로 채택되지 않으면 비위를 판단할 근거가 거의 없는 탓이다. 여기에 강 대변인의 증언까지 불발될 경우 비위 입증은 더욱 어려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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