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항암제 치료에도 간암이 악화됐다면 표적치료제를 쓰면 생존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유창훈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교수팀은 면역항암제 치료에도 효과가 없었던 47명의 간세포암 환자를 대상으로 다중 표적치료제 ‘카보잔티닙’을 2차 치료제로 사용한 결과, 평균 생존 기간이 14.3개월로 늘었다고 밝혔다.
카보잔티닙을 포함한 다중 표적치료제는 수술이 힘든 간암 2차 치료제로 임상 현장에서 쓰이고 있다.
하지만 후향 연구 결과만 쌓여 있어 명확한 근거는 부족한 상황이었다. 연구팀은 치료 시작부터 환자를 직접 추적 관찰하는 전향적 연구 방식으로 카보잔티닙의 효과를 입증했다.
유창훈 교수팀은 수술이 힘들어 면역항암제를 썼지만 악화된 간암 환자 47명에게 카보잔티닙을 투여해 관찰했다.
카보잔티닙 치료 전 사용한 면역항암제 종류와 치료 횟수, 카보잔티닙 치료 순서 등에 따라 세부적으로 집단을 나눠 결과를 비교 분석했다.
이를 통해 카보잔티닙을 면역항암제 치료 후 2차 치료제로 쓴 17명은 평균 생존 기간이 14.3개월이라는 것을 확인했다. 카보잔티닙을 3차 치료제로 사용한 환자는 평균 생존 기간이 6.6개월이었다. 면역항암제 종류는 상관 없었다.
평균 카보잔티닙 치료 기간은 2.8개월이었다. 카보잔티닙 치료 시작 후 전체 평균 생존 기간은 9.9개월이다.
카보잔티닙 치료 후 손발바닥 홍반성 감각 이상, 피로감, 고혈압, 설사 등 부작용이 일부 나타났지만 대부분 추가 약물로 치료됐다.
유창훈 교수는 “수술이 불가능한 간세포암 2차 치료법은 전 세계적으로 정립된 표준 가이드라인이 없었다”며 “임상 2상 연구 결과이지만 이번 연구로 카보잔티닙이 간세포암 2차 치료제로 사용될 수 있다는 근거를 마련했다”고 했다.
울산대병원, 홍콩 중문대 의대 부속병원 연구팀과 함께 진행한 이번 다국가, 다기관 연구 결과는 간 질환 분야 국제 학술지인 ‘유럽간학회지(Journal of Hepatology)’ 최신 호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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