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트 농성 13명 '졸업 불허'에 항의
"전쟁 반대" "팔레스타인 해방" 외쳐
미국 하버드대 학생 수백 명이 23일(현지시간) 열린 졸업식 도중 단체로 퇴장했다. 대학 측이 가자지구 전쟁 반대 농성을 했던 학생 13명의 졸업을 보류한 결정에 항의하면서다. 전쟁 반대 시위가 들끓던 미 대학의 졸업식에서도 반전 시위의 여파가 이어지는 분위기다.
미국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날 오전 매사추세츠주(州) 케임브리지의 하버드대에선 졸업생과 가족 등 9,0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졸업식이 열렸다. 그런데 수백 명의 학생들이 학위 수여식 도중 "전쟁 반대", "팔레스타인 해방" 등의 구호를 외치며 줄지어 졸업식을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이들은 학사복 위에 팔레스타인 전통 스카프(카피예)를 두르기도 했다.
학생들은 앞서 대학 당국이 가자전쟁에 반대하며 캠퍼스 내 텐트 농성에 참여했던 학부생 13명에게 졸업장을 수여하지 않기로 한 결정에 항의했다. 졸업생들은 퇴장하며 "그들을 걷게 하라(Let them walk)"고 외쳤다. 학생 측 대표 슈루티 쿠마르는 "(캠퍼스 내) 표현의 자유와 연대의 표현이 처벌 대상이 돼 이들의 졸업이 불확실해졌다"며 대학의 결정을 비판했다. 학생 측은 지난 14일 캠퍼스 내 농성 텐트 등을 철거하는 조건으로 이들의 졸업을 허용하기로 한 합의를 대학 측이 어겼다고 주장하고 있다.
다른 대학 졸업식도 반전 시위의 여파를 피해 가지 못하고 있다. 지난 12일 열린 듀크대 졸업식에선 약 40명의 학생들이 행사장에서 집단 퇴장했고, 버지니아커먼웰스대에선 공화당 소속 글렌 영킨 버지니아 주지사가 연설하는 동안 졸업생 60여 명이 졸업식을 빠져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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