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라 노조 "입양 총괄 국장이 동물 상습 폭행"
사측 "공식 문제제기 없었지만 진상조사할 것"
동물권행동 카라 노조는 27일 단체에서 동물 입양과 구조를 총괄하는 A국장이 지난 10년간 구조 동물을 상습 폭행했다고 주장했다. 폭행을 당한 뒤 구조견 '소니'와 다른 구조견들이 책상 밑에 숨어 있는 모습. 카라 노조 제공
동물권행동 카라에서 구조 동물의 보호와 입양을 총괄하는 국장이 약 10년 동안 구조 동물들을 상습 폭행해왔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사측은 "A국장의 행위에 대한 문제 제기가 그동안 한 번도 없었다"면서도 진상조사를 하겠다는 입장이다.
27일 카라 노조(민주노총 전국민주일반노조 서울본부 카라지회)에 따르면 카라의 동물 보호 센터에서 2015년부터 구조 동물에 대한 A국장의 폭언, 폭행이 이어졌다는 내부 제보가 나왔다. 노조에 따르면 A국장으로부터 폭행당한 동물은 최소 40여 마리에 이른다.
노조는 "2018년 A씨는 상습 동물 폭행 사안으로 징계받았으나 팀장 직위에서 해제되는 경징계에 그쳤고 A씨의 폭력적 동물 관리 문제는 방치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전진경 대표가 본인의 인사권을 이용해 A씨를 동물 보호 센터를 관리하는 국장으로 승진시켰다"고 덧붙였다.
노조는 2016년 구조견 루키가 A국장으로부터 뿅망치가 부러지도록 맞았다고 주장한다. 카라 노조 제공
노조에 따르면 A씨는 '무는 개가 어떻게 입양을 가겠냐, 때려서라도 고쳐야 한다', '기를 꺾어야 한다'는 등의 이유로 동물들을 때리며 "왜 나만 동물을 때리냐. 나만 나쁜 사람 되는 거 같지 않냐"며 팀원들도 폭행에 동참하도록 종용했다. 또 구조 동물이 자신을 향해 짖기만 해도 고함을 치며 동물을 벽이나 책상 아래 등으로 몰아넣었고 빗자루, 슬리퍼, 신문지를 말아 만든 막대기 등을 사용해 동물들을 폭행했다는 게 노조 측 주장이다.
현재 카라에서 근무하는 B씨는 노조에 "최근까지도 구조견 '두루'는 사무실에서 자주 맞아 멀리서 오는 A씨 발소리만 들어도 무서워서 짖었다"며 "몇 년 전에는 구조견 '바다'를 때리는 것을 다른 활동가가 말린다고 몸싸움을 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노조는 "A씨의 폭행으로 다른 개들은 집단적으로 두려움에 떨었다"며 "A씨와 A씨에게 권한을 부여한 대표 모두 후원 회원들에게 사죄하고, 책임지고 사퇴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장혜영(왼쪽 다섯 번째) 정의당 의원이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카라 노조 공대위 출범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노조 관계자는 "A씨의 동물에 대한 폭언과 폭행은 내부 직원들은 물론 봉사자들까지 알고 있을 정도로 오랫동안 공공연한 사실"이라며 "퇴사자들이 A국장의 동물 관리 방식에 문제를 제기했고, 최근 사측과의 교섭에서도 해당 문제를 언급했지만 지금까지 무시됐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사측은 "2017년 A국장이 상습 동물 폭행 사안으로 징계를 받은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동물 간 물림이나 대인 물림 사고가 나면 대부분의 활동가들이 A국장을 찾았다"고 설명했다.
노조는 지난해 짖음을 이유로 A국장으로 구조견 두루가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카라 노조 제공
전 대표는 "그동안 A국장이 개들을 폭력적으로 다룬다는 고충이나 문제 제기가 한 번도 회의석상이나 고충위원을 통해 나온 바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진상조사를 통해 훈련과정에서 부적절한 행동이 있었거나 더 나은 방법이 있는데도 시행되지 않았다면 이를 바로잡고, 필요하다면 징계 등 인사 조처를 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카라 노사는 전 대표의 단체 사유화 논란, 노조 탄압 등의 문제로 갈등을 겪고 있다. 이달 13일에는 카라의 정상화를 촉구하는 각계 인사들이 모여 카라 공동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시민단체 사유화와 노동탄압 저지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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