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효과' 무색… 1분기 사상 최저
3월 출생아 수도 처음 2만 명 하회
"코로나 후 혼인 급증 올 하반기쯤"
올해 1분기 합계출산율이 사상 최초로 0.8명 아래로 떨어졌다. '연초 효과'라 불릴 만큼 연중 가장 출생아가 많은 시기임에도 1분기부터 부진한 수치를 나타내면서, 향후 출산율 추이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양상이다.
통계청이 29일 발표한 '2024년 3월 인구동향'을 보면, 1분기 출산율(가임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은 0.76명으로 1년 전 대비 0.06명 감소했다. 1분기 기준 1981년 통계 작성 이래 최저치다. 출생아 수는 6만474명으로 같은 기간 3,994명(6.2%) 줄었다.
3월 출생아 수 역시 같은 달 기준 역대 가장 적게 집계되면서 이어진 결과다. 1만9,669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7.3%(1,549명) 떨어졌는데, 3월 출생아 수가 2만 명을 넘지 못한 것도 처음 있는 일이다. 앞서 1월, 2월 출생아 수도 1년 전 대비 7.7%, 3.3%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출생아 수는 자녀 입학 시기 등을 고려해 연초에 많고, 연말로 갈수록 줄어드는 경향을 보여왔다. 지난해 출산율은 0.72명이었는데 1분기 0.82명, 2·3분기 0.71명, 4분기 0.65명으로 점점 하락했다. 당초 통계청이 예상한 올해 출산율 0.68명보다 낮아질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는 배경이다.
출산 관련 다른 지표들도 긍정적이지 않다. 1분기 25세 이상 연령별 출산율은 모두 낮아졌고, 30~34세에서 여성 1,000명당 72.3명으로 4.4명이 줄어 가장 감소폭이 컸다. 둘째아, 셋째아 이상(출생아 구성비 각 1.6%포인트, 0.8%포인트 감소) 출산 기피 현상도 이어졌다.
올해 1월 5년 만에 2만 건대를 회복했던 혼인 건수는 3월 1만7,198건으로 전년 동월 대비 5.5% 감소하면서 두 달 연속 주춤하고 있다. 이혼 건수는 7,450건으로 9.8% 감소했다. 이혼에 앞서 혼인 자체가 줄어든 영향이 크다. 1분기로 따지면 혼인은 5만4,155건으로 0.4% 소폭 증가, 이혼은 2만2,744건으로 0.1% 미미한 감소에 그쳤다.
정부는 팬데믹 종식 후 약 1년간 급증했던 혼인 건수에 출산율 상승 희망을 걸고 있다. 임영일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2022년 8월쯤부터 늘어난 혼인에 따라 출산율이 반등할 시점을 올해 하반기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첫째아 출생까지 결혼생활 기간이 평균 2.53년 정도 소요되기 때문이다.
반면 고령인구가 늘어나면서 사망자 수는 많아졌다. 3월 사망한 사람은 3만1,160명으로 전년 대비 7.6% 뛰어 같은 달 기준 역대 2번째로 많았다. 1분기로 봐도 9만3,626명으로 5.2% 증가했다. 3월도 사망자 수가 출생아 수를 웃돌면서 인구는 1만1,491명이 줄었고, 53개월째 자연감소가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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