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 세종 화장품 제조·판매 회사 '푸드포트'
멕시코 바하칼리포니아 염전서 채취한 소금
3년 연구 끝 화장품·치약·구강세정제 개발
국내 비롯 日서도 호평, 태국 등 해외 수출...
편집자주
지역경제 활성화는 뿌리기업의 도약에서 시작됩니다. 수도권 대기업 중심의 산업구조가 가진 한계를 극복하고 고군분투하는 전국의 뿌리기업 얘기들을 전합니다.
"K뷰티가 지속 성장하려면 좋은 원재료를 사용해야 합니다. 기초가 탄탄해야지요."
세종에서 화장품 제조·판매 회사를 운영하는 주용제 '푸드포트' 대표가 강조했다. 그는 7년 전 하와이에 출장을 갔다가 현지 거래처 파트너로부터 소금을 소개받았다. '바하소금'이라는 생소한 소금이었다. 파트너 설명을 다 듣고 직접 소금 맛을 본 주 대표는 깜짝 놀랐다. "충격을 먹었다고 할까요? 손가락으로 살짝 찍어 먹어봤는데, 그동안 먹던 소금과는 맛이 전혀 달랐습니다. 쓴맛이 없고, 깔끔하고 입안에서 잘 녹고 깊은 맛이 나더라고요."
주 대표가 반한 바하소금은 염화나트륨 함량 99.9%의 '푸드그레이드(food grade·식품용으로 사용 가능한 등급)' 천일염이다. 국제식품규격위원회에서는 염화나트륨 함량 97% 이상의 소금을 식용으로 인정한다. 바하소금은 유네스코 지정 고래보호지역인 멕시코 바하칼리포르니아 반도 중부지역 염전에서 바닷물이 자연적으로 건조된 소금 덩어리를 채취한 것이다. 염전 규모가 3,000㏊(1억 평)로 세계 최대 천일염 생산지다. 바하소금은 '코셔(Kosher)' 인증도 받았다. 코셔는 까다롭기로 유명한 유태인의 율법에 따른 식재료 인증 기준이다.
주 대표는 "바하소금 맛을 본 아내와 회사 직원들도 놀랍다는 반응이었다"며 "하와이 거래처 파트너에게 바로 전화를 걸어 소금도 거래 품목으로 추가하자고 제안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당장 수입할 수는 없었다. 특히 국내 천일염 업계에 피해를 주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이 컸다. 이에 소금의 항균 능력이 뛰어나고 수분 조절도 탁월한 것에 힌트를 얻어 2019년 12월부터 바하소금을 원료로 한 기능성 화장품과 치약, 구강세정제 개발에 착수했다. 얼마 뒤 코로나19 대유행이 전 세계로 퍼지면서 개발에 탄력이 붙었다. 주 대표는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인체의 코와 입을 통해 감염·전파되는데, 입과 코 등 호흡기를 소금으로 '소독'하면 되겠다는 착안이 맞아떨어진 것"이라고 했다. 이름은 '동방(한국)의 선물'이라는 의미를 담아 '기프티스트(GIFT+EAST)'라고 지었다.
3년간 개발 과정을 거쳐 2022년 말 첫 제품을 출시해 국내 온라인에서 판매했다. 주 대표는 초창기부터 수출을 염두에 뒀는데 그에 앞서 까다롭기로 유명한 우리나라 고객들로부터 냉정하게 평가를 받아보자는 전략이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기프티스트는 제품 판매 1년 만에 온라인 쇼핑몰에서 상품성을 인정받기 시작했다. 온라인 펀딩에서도 목표치의 7,247%를 달성했다. 구강세정제는 2주간 실시간 예약판매량 1위를 유지하기도 했다.
기프티스트는 지난 3월 세계적인 미용 전시회인 '이탈리아 볼로냐 코스모프로프 박람회'에서도 주목받았다. 일본 유명 온라인 쇼핑몰인 '큐텐'에서 일본 소비자들의 호평도 쏟아지고 있다. 이달 13일부터 태국에서 열리는 '코스모프로프 CBE'에 치약과 구강세정 출품을 계기로 본격적인 아시아 시장 공략에 나설 계획이다. 주 대표는 "머잖아 프랑스와 유럽에서 또 하나의 K뷰티가 히트를 칠 것"이라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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