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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투·상속세 가시밭, 종부세 물꼬 트나'... 22대 국회 '세제 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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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투·상속세 가시밭, 종부세 물꼬 트나'... 22대 국회 '세제 대전'

입력
2024.05.30 19:00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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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 1주택자 종부세 폐지 주장
정부·여당도 반색
개미투자자, 금투세 폐지 촛불집회

30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조세정상화시민연대 회원들이 종합부동산세 축소 촉구 시위를 하고 있다. 뉴시스

30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조세정상화시민연대 회원들이 종합부동산세 축소 촉구 시위를 하고 있다. 뉴시스

30일 개원한 22대 국회는 의견 충돌이 치열할 3가지 세제 개편을 두고 혼선을 예고하고 있다.

시행이 반년여 앞으로 다가온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를 두고 여야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는 데다, 정부가 기업가치 제고 방안으로 꺼내든 상속세 개편 역시 같은 처지에 놓여 있어서다. 종합부동산세(종부세)는 개편 논의 물꼬가 트일 수 있겠지만, 야당 내부에선 ‘부자 감세’ 주장이 여전해 진통이 불가피하다.

뜨거운 감자는 징벌 과세 논란이 이어져 온 종부세다. 국회 의석 과반을 확보한 더불어민주당이 최근 ‘1주택자 종부세 폐지’ 필요성을 제기하면서 개편 논의가 급물살을 탈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최근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비싼 집이어도 1주택이고, 실거주한다면 과세 대상에서 빠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문가들도 종부세 개편 필요성에 힘을 싣고 있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한국부동산경영학회장)는 “종부세는 재산세와 성격이 유사해 이중 과세에 가깝고, 도입 취지와 달리 과세 대상도 너무 많아졌다”고 말했다. 1주택자에 한해서라도 보유세 부담을 줄일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실제 1조~1조5,000억 원 수준이던 종부세 징수액은 2022년 6조7,000억 원까지 늘었다. 이전 정부의 세율 인상과 부동산 가격 급등이 맞물린 탓이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과 교수는 “급격한 세율 인상에 따른 과한 부담은 해소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정부와 여당도 야당에서 터져 나온 종부세 개편 주장에 반색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관련 논의가 이번 국회에서 순항할지는 미지수다. 야당 내부에서조차 의견이 엇갈리고 있어서다. 진성준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종부세는 우리 사회 기득권층이 내는 초부자 세금”이라며 “(폐지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조국혁신당도 “민생 입법을 이끌어야 할 제1야당이 부자 감세와 궤를 같이 하는 종부세 폐지를 검토한다는 사실에 대해 유감”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시행이 7개월밖에 남지 않은 금투세 혼란은 더 직접적이다. 당장 이날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 앞에선 금투세 폐지를 촉구하는 일반 투자자의 촛불집회가 열렸다.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장은 “큰손 개인투자자가 세금을 내야 하는 5,000만 원 이전에 수익 실현에 나서면서 단타가 성행할 것”이라며 “주가 불안정으로 일반 개미투자자는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금투세는 개인투자자가 주식·펀드 등 금융투자로 연간 일정 금액(주식 5,000만 원‧기타 금융상품 250만 원) 이상 소득을 거둘 경우 초과분의 22%(3억 원 초과분은 27.5%)에 대해 걷는 세금이다. 개인투자자에게만 부과해 형평성이 떨어진다는 의견도 있다.

앞서 9일 윤석열 대통령은 “개인투자자에게 막대한 타격이 예상된다”며 금투세 폐지를 재차 강조했으나, 민주당은 “근거 없이 공포를 과장하고 있다. 내년 1월 1일 부로 시행해야 한다”고 맞받아쳤다. 금투세 폐지를 위해선 금투세 도입 철회를 골자로 한 소득세법 등을 22대 국회 때 다시 발의한 뒤 해당 법안이 국회 문턱을 넘어야 한다.

기업가치 제고 일환으로 추진한 상속세 개편안은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높다. 정부는 가업상속공제 확대, 최대주주 주식의 20% 할증 평가 폐지를 세법 개정안에 담기로 했지만, 야당은 “낮은 상속세는 부의 대물림을 야기할 것”(임광현 민주당 원내부대표)이라며 즉각 반박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금투세 폐지 등은 국정 과제여서 정부‧여당이 쉽게 물러설 리 없고, 야당 역시 날을 세우고 있다”며 “시행일에 가까워질수록 일선 현장의 혼란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세종= 변태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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