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응급환자 수용 의료기관에 보상 강화
입덧약 투약 비용 월 18만 원→3만5,000원
고혈압·당뇨병 통합관리 서비스 수가 신설
소아진료 지역협력체계 구축 시범사업 추진
정부가 의사 집단행동 장기화로 인한 의료공백을 해소하기 위해 건강보험 재정을 추가 투입한다. 매달 약 1,880억 원 규모로 벌써 네 번째 지원이다. 또 다음 달부터는 임신부 입덧약 치료제에도 건강보험이 적용돼 개인 부담금이 크게 줄어든다.
넉 달째 건보 1880억 원 지원
보건복지부는 30일 서울 서초구 국제전자센터 대회의실에서 제11차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를 열어 2월 20일부터 3개월째 시행 중인 ‘비상진료체계 건보 지원 방안’을 7월 10일까지 한 달 더 연장하기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우선 상급종합병원이 응급·중증환자 진료에 집중하도록 경증환자 병·의원 회송 시 보상을 강화하고, 심폐소생술 등 응급실 의료행위에 대한 가산도 인상한다. 또 병원 내 응급상황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도록 중환자·입원환자를 진료하는 전문의를 위한 정책지원금이 신설된다.
중앙·광역응급상황실을 통해 중증·응급환자를 수용한 의료기관에 지급되는 배정지원금 대상도 확대된다. 그간 환자가 내원한 의료기관에서 최종 치료가 어려워 다른 의료기관으로 전원하는 경우에만 적용됐으나 앞으로는 의료기관을 찾지 못한 환자를 수용한 경우에도 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 중증·응급환자 진료가 가능한 전문병원(심뇌혈관, 수지접합, 심장, 화상, 산부인과, 주산기 등)도 배정지원금 산정 기관에 포함된다. 중증·응급환자 수용률을 높이기 위해 보상액도 7만 원에서 20만 원 수준으로 올린다.
정부는 비상진료 기간 중증환자 치료가 중단되지 않도록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을 대상으로 ‘중증환자 입원 비상진료 사후보상 시범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2022년 건보료 청구 실적을 활용해 2개월 치 입원료를 미리 지급한 후 나중에 차액을 지급·정산하는 방식이다.
입덧약 월 3.5만 원으로 부담 완화
그동안 급여화 요청이 많았던 입덧약 치료제(성분명 독실아민숙신산염·피리독신염산염)는 다음 달부터 건보가 적용된다. 하루 3회 복용 시 1인당 투약 비용이 월 18만 원에서 3만5,000원으로 크게 줄어든다. 투약 대상자는 약 7만2,000명으로 추정된다. 복지부는 “입덧약처럼 국민 건강 향상에 꼭 필요한 약제는 신속한 급여화로 보장성을 강화해 갈 것”이라고 밝혔다.
환자 치료에 반드시 필요하지만 채산성이 낮아 생산비 및 수입원가 보전이 필요한 퇴장방지의약품 중 혈장분획제제 25개 품목은 보험약가가 인상된다. 최근 국내 원료혈장 자급률 감소, 수입혈장 가격 인상 여파로 소아·중환자의 면역결핍 치료에 사용하는 면역글로불린 등 혈장분획제제 수급 불안이 지속되는 상황을 고려한 조치다.
의원에서 제공하는 고혈압·당뇨병 통합관리 서비스는 8월부터 수가가 신설된다. 2019년 1월부터 시행 중인 ‘일차의료 만성질환관리 시범사업’ 결과를 토대로 대상 지역이 기존 109곳에서 전국으로 확대되는 것이다. 지난해 말까지 의사 3,553명, 환자 약 64만 명이 시범사업에 참여했다. 혈압·당뇨병 환자가 동네의원에서 통합관리 서비스를 신청하면 의원은 환자 맞춤형 관리계획을 세워 질병 관리 및 생활 습관 개선 등 환자 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 환자의 진료비 부담이 늘어나지 않도록 본인부담률은 20%로 정했다.
이날 회의에선 ‘소아진료 지역협력체계 구축 시범사업’도 논의됐다. 소아환자가 거주 지역에서 진료받을 수 있도록 아동병원 등 2차병원 중심으로 지역 네트워크 및 소아진료 병·의원 간 협력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집중 관찰이 필요한 소아를 대상으로 수액 요법 및 모니터링과 상담, 치료 후 재평가 등 진료 과정 전반에 대한 통합수가인 가칭 ‘소아전문관리료’도 신설할 계획이다. 1세 미만 소아를 기준으로 의원급에는 5만8,000원, 병원급에는 6만3,000원이 책정됐다. 복지부는 “지역 소아환자 외래진료 지원을 통해 상급종합병원, 응급실 쏠림 현상을 완화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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