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법대로 상임위 구성 꼭 마쳐야"
18개 상임위원장 독식 가능성도 제기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22대 국회 전반기 원 구성 데드라인을 법정 시한인 7일로 못 박았다. 국회 법제사법위원장과 운영위원장을 가져오겠다는 민주당의 의도에 국민의힘이 물러설 기미를 보이지 않자 사실상 힘으로 밀어붙이겠다는 엄포를 놓은 것이다. 민주당은 법사위를 비롯해 여당과의 전선이 뚜렷한 주요 상임위에 야권의 대표적 공격수를 배치하면서 여당을 압박해 가는 분위기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3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원 구성 협상과 관련 "이번엔 법대로 다음달 7일까지 상임위 구성을 꼭 마쳐야 한다"며 "가능하면 합의하되, 몽니를 부리거나 소수가 부당하게 버틴다고 끌려다닌다면 민주주의가 아니지 않은가"라고 말했다. 국회법에 따르면 국회의원의 임기 개시 7일째인 5일 첫 본회의가 개최되고, 이후 사흘 내 상임위원장 선출이 이뤄져야 한다. 하지만 역대로 여야가 법정시한 내에 원 구성 합의를 이룬 전례는 찾기 힘들다.
원 구성 협상을 진행 중인 박찬대 원내대표도 "정해진 기한까지 여야 의견이 좁혀지지 않으면, 다수 의견을 따르는 것이 합당하다"고 이 대표의 엄포에 가세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여당과의 협상에 진전이 없다면, 18개 상임위원장을 모두 맡아야 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까지 나온다.
민주당은 전날 상임위 배치도 마친 상태다. 상임위원장 후보인 3선을 뺀 나머지 의원들은 자신들의 희망과 특성을 고려해 배분을 끝냈다. '상원'으로 불리는 법사위에는 서영교 정청래 장경태 의원 등 최고위원들이 이름을 올렸다. 민주당 정치검찰사건조작대책단에서 활동하고 있는 '공격수' 김용민 의원을 비롯해 검사 출신 박균택 이성윤 의원을 합류시켰다. 이 의원은 이날 김건희 여사 특별검사법을 대표 발의했다.
민주당이 법사위와 함께 노리는 상임위인 운영위에도 전투력을 가진 의원들을 집중시켰다. 6선의 추미애 의원을 비롯해 노종면 정진욱 부승찬 의원 등 초선이지만 친이재명(친명)계 핵심 의원이 다수 포진됐다. 윤석열 정부의 언론 장악을 막겠다는 민주당은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 '강성' 김현 의원을 간사를 내정해 놓았다. 막말과 편법대출 의혹을 받고 있는 양문석 의원은 문화체육관광위에 배정됐는데, 이날 SBS라디오에 출연해 "대한민국 3대 악의 축은 윤석열 대통령과 일부 정치 검사, 조선일보"라며 "3대 악의 축의 한 축을 어떻게든 무너뜨리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의석수가 압도적인 민주당에서는 일부 의원들이 희망과 다른 상임위로 배정돼 불만도 제기된다. 이에 박 원내대표는 의원들에게 "많은 의원들이 희망하신 상임위에 배정되지 못하거나, 간사를 맡지 못한 재선이 있을 수밖에 없다"면서 "자리는 한정됐고 수요는 많은 상황이라서 불가피하게 조정할 수밖에 없었다"고 이해를 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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