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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기 깨졌다"… 유럽서 팔레스타인 국가 인정 잇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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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기 깨졌다"… 유럽서 팔레스타인 국가 인정 잇따라

입력
2024.05.31 15:30
수정
2024.05.31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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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등 3개국 이어 슬로베니아 가세
당장 영향력 없어도… 이스라엘 고립↑


30일 가자지구 자발리아에서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무너진 건물 잔해 위를 살피고 있다. 자발리아=AFP 연합뉴스

30일 가자지구 자발리아에서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무너진 건물 잔해 위를 살피고 있다. 자발리아=AFP 연합뉴스

유럽 국가들이 팔레스타인을 주권 국가로 속속 인정하고 있다. 28일(현지시간) 스페인, 아일랜드, 노르웨이가 팔레스타인을 주권 국가로 공식 인정한다고 선언한 지 이틀 만에 슬로베니아가 동참했다. 이스라엘이 거부하는 '두 국가 해법'에 대한 지지를 통해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맹공을 멈추거나 완화하도록 압박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EU 10개국 "팔레스타인 주권 국가 인정"

AP통신 등에 따르면 로베르트 골로프 슬로베니아 총리는 30일 기자회견에서 "정부는 팔레스타인을 독립된 주권 국가로 인정하기로 결정했고, 의회로 이에 대한 승인 요청서를 보냈다"고 밝혔다. 여당인 자유주의연합은 전체 의석 중 과반을 차지하고 있어 무난히 승인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슬로베니아 정부는 의회 승인도 나기 전에 수도 류블랴나에 있는 청사에 팔레스타인 국기를 걸었다.

슬로베니아 합류로 유럽연합(EU) 27개 회원국 중 팔레스타인을 주권 국가로 인정한 국가는 10개국으로 늘었다. 앞서 28일 동참한 노르웨이는 EU 회원국은 아니지만 외교 정책은 EU와 대체로 일치한다.

더 늘어날 가능성도... 이스라엘 '불쾌함' 표명

그간 EU 회원국은 대체로 이스라엘에 우호적인 태도를 보여왔다. 유엔 193개 회원국 중 약 140개국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해묵은 갈등을 풀기 위한 궁극적 해결책으로 두 국가 해법을 지지하고 있음에도 EU 대다수 국가는 여기에 동참하지 않았다.

그러나 국제사회 만류에도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타협 없는 전쟁을 이어가자 분위기가 바뀌었다. 스벤 쿠프만스 EU 중동평화프로세스 특별대표는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하는 것은 유럽에서 더 이상 금기가 아니다"라며 "다른 회원국도 같은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고 친팔레스타인 비정부기구 중동모니터는 전했다. 중동권 알자지라 방송 등은 몰타, 벨기에 등이 추가 합류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팔레스타인을 주권 국가로 인정한다고 해서 가자지구 전쟁을 당장 끝낼 수 있거나 팔레스타인 주민 삶에 실질적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국제사회에서 이스라엘 고립이 심화되고 있음을 가장 잘 보여주는 방법으로 여겨진다.

이스라엘은 유럽의 행보에 불쾌해하고 있다.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외무부 장관은 슬로베니아 의회가 정부의 결정을 거부하기를 권하면서 "팔레스타인 주권 국가 인정은 곧 하마스의 살인, 강간 등에 대한 보상인 동시에, 슬로베니아와 이스라엘 국민의 긴밀한 우정을 훼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베를린= 신은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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