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만에 오물 풍선 추가 살포
GPS 전파 교란 등 대남 도발 지속
국방장관 "치졸하고 저급한 행위"
북한이 1일 대남 오물 풍선을 추가로 살포했다. 지난달 28일 이후 4일 만이다. "멈추지 않으면 감내 힘든 조치를 취하겠다"는 정부의 공개 경고에도 아랑곳 않고 릴레이 도발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북한이 대남 오물 풍선을 다시 부양하고 있다"고 밝혔다. 합참은 "국민들께서는 적재물 낙하에 주의해 달라"며 "떨어진 오물 풍선을 발견하시면 접촉하지 마시고 가까운 군부대나 경찰에 신고해 주시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서울시와 경기도 등 지방자치단체도 긴급문자를 보내 "발견 시 접촉하지 마시고 군부대나 경찰에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
합참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 오후 8시쯤부터 오물 풍선을 살포하기 시작했다. 오후 11시 기준 군은 서울·경기 지역에서 오물 풍선 90여 개를 식별해 조치 중이다. 오물 풍선은 주로 경기도 쪽으로 남하했고, 일부는 강원도 방면으로 넘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군은 위험 물질이 담겨 있을 가능성이 있어 격추하기보다는 전과 같이 낙하 후 수거할 방침이다. 풍선에는 담배꽁초, 폐종이, 비닐 등 오물과 쓰레기가 담겼다고 한다.
북한의 오물 풍선 투하는 지난달 28일 이후 나흘 만이다. 당시 오물 풍선 260여 개가 수도권은 물론, 영남 지역까지 뻗어갔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지난달 29일 담화에서 오물 풍선에 대해 "우리 인민의 표현의 자유"라며 "성의의 선물로 여기고 계속계속 주워 담아야 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특히 이날부터 북풍이 불 것으로 예상돼 추가 살포가 예견된 상황이었다.
북한은 오물 풍선 외에도 대남 변칙 도발을 이어가고 있다. 29일부터 이날까지 4일 연속 위성항법장치(GPS) 전파 교란 작전을 폈고, 30일에는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 추정 비행체 10여 발을 발사했다. 일각에선 이 같은 도발이 전초전일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정부는 강력 규탄하고 있지만, 당장 뾰족한 수가 없는 모습이다. 신원식 국방부 장관은 이날 싱가포르에서 열린 제21차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 본회의 연설자로 나서 오물 풍선에 대해 "정상 국가로서는 상상할 수 없는 치졸하고 저급한 행위"라고 비판했다. 미국 하원의원단도 이날 신 장관을 만나 "비열하고, 수용할 수 없는 행위"라는 데 의견을 모았다.
구영삼 통일부 대변인은 지난달 31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북한이 멈추지 않는다면 정부는 북한이 감내하기 힘든 모든 조치들을 취해 나갈 것"이라며 "이후 발생하는 모든 사태의 책임은 전적으로 북한에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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