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호 "21대 후반기 상임위원장 배분 따라야"
박찬대 "합의 안 되면 18개 상임위 모두 가져올 수도"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일 오전 국회에서 22대 국회 원 구성 관련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뉴스1
국회 원 구성 마감 법정시한(7일)이 다가오고 있지만, 여야는 접점을 찾지 못한 채 상대를 향한 압박만 이어가고 있다. 의석수를 믿고 '법대로'를 강조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은 합의에 실패하면 18개 국회 상임위원장을 독식할 수 있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이에 국민의힘도 민주당이 요구한 "운영위와 법제사법위 위원장은 절대 내줄 수 없다"고 맞서면서 22대 국회 시작과 동시에 전운이 감돈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2일 국회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원 구성 협상과 관련 "협의가 원만하게 이뤄진다면, 11석(민주당)대 7석(국민의힘)으로 배분될 것"이라면서 "국민의힘이 성의 있는 협의에 나서지 않고 시간만 허비한다면 18개 상임위원장을 민주당이 모두 가져오는 방법도 있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상임위 독식이 단순 압박 차원이 아니라는 사실도 강조했다. 그는 "법에 따라 5일 임시회를 소집해 첫 전체회의에서 의장단을 선출하고 7일까지 원 구성을 완성하는 것이 우리의 의지"라며 "7일까지 원 구성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가정은 상정하지 않겠다"고 했다. 민주당은 그간 7일까지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표결로 상임위원장을 정하겠다는 가능성을 흘려왔는데 이를 현실화할 수 있다는 점에 방점을 찍은 것이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 구성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민주당의 압박에 국민의힘도 맞불을 놓았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21대 국회 후반기에 운영된 상임위원장 배분이 우리 국민의힘 안"이라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21대 국회 후반기에 운영위와 법사위를 비롯해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 외교통일위, 국방위, 기획재정위, 정보위 위원장을 맡았다. 추 원내대표는 "법사·운영·과방위는 우리가 반드시 지켜야 한다"면서 "(민주당이) 법사위원장을 가져가려면 국회의장직을 저희에게 넘겨달라"고 요구했다. 민주당이 원 구성 협상의 핵심으로 제안한 운영위와 법사위 위원장을 내놓을 수 없다는 사실을 분명히 한 셈이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흘리는 상임위원장 싹쓸이가 역풍을 가져올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실제 추 원내대표는 "4년 전 민주당이 원 구성을 독점했다가 정권 교체가 이뤄졌고, 결국 18개 상임위를 포기하지 않았는가"라며 "민주당이 원 구성 운영의 틀을 완전히 바꿔 국회를 장악하겠다는 오만과 독선을 버려주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원 구성 협상에 여야가 접점을 찾지 못하면서 법정 시한을 또다시 넘길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민주당이 싹쓸이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지만, 여당의 주장대로 '의회독재'라는 현실적 역풍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순리대로 협상을 진행한다면 법정시한을 못 맞추겠느냐"면서 "하지만 의석수를 앞세운 민주당이 지금까지 통상의 관례도 무시하는 상황에서 우리가 장단을 맞춰줄 수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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