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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향이 웬 말, 구속 수사해야"... '얼차려 중대장' 실명 공개에 살인죄 고발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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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향이 웬 말, 구속 수사해야"... '얼차려 중대장' 실명 공개에 살인죄 고발까지

입력
2024.06.03 12:18
수정
2024.06.03 14:44
0 0

전 의협 회장, 검찰에 중대장 고발
이기인, 실명 공개하며 수사 촉구
이언주 "자기 성질 못 이겨 고문"

군기 훈련(얼차려)을 받다가 쓰러져 숨진 육군 훈련병의 영결식이 지난달 30일 오전 전남 나주시 한 장례식장에서 엄수되고 있다. 나주=뉴스1

군기 훈련(얼차려)을 받다가 쓰러져 숨진 육군 훈련병의 영결식이 지난달 30일 오전 전남 나주시 한 장례식장에서 엄수되고 있다. 나주=뉴스1

숨진 육군 훈련병의 군기 훈련(얼차려)을 지시한 중대장을 향한 비판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해당 중대장을 살인죄로 처벌하라는 고발장도 검찰에 제출됐다. 정치권에선 중대장 실명을 공개하며 구속수사를 촉구했다.

"군 경험상 사망 예견 가능...미필적 고의"

최대집 전 대한의사협회장은 지난달 31일 육군 12사단 소속 A중대장을 형법상 살인죄와 직무유기죄, 군형법상 가혹행위죄로 대검찰청에 고발했다.

최 전 회장은 고발장에서 "중대장은 대학에서 인체의 해부학, 생리학, 스포츠의학, 운동생리학 등을 전공한 만큼 신체에 대한 지식과 군 간부로서의 경험을 지니고 있었다"며 "완전군장 상태에서 구보와 팔굽혀펴기, 선착순 달리기 등이 군기 훈련 규정을 위반한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알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사고 당일 기온 등 날씨 환경을 고려하면 과도한 군기 훈련의 강요는 사람을 충분히 사망에 이르게 할 수 있다는 점을 확정적으로 또는 미필적으로나마 인식하고 있었을 것"이라며 "이는 통상적인 업무 수행 중 의도치 않은 과실에 의해 사람을 죽음에 이르게 한 것이 아니라 죽음에 이를 수 있음을 미리 확정적 내지 미필적으로 인식하고 행위를 강요한 것임으로 살인죄에 해당한다"고 강조했다.

중대장이 지휘관으로서 취했어야 할 환자 상태의 평가, 즉각적인 군기 훈련 중지와 병원 이송 등 조처를 하지 않은 점에 비춰 직무 유기 혐의가 있다고도 주장했다.

이기인 "중대장 귀향 조치 말도 안 돼... 구속수사 해야"

지난달 27일 강원 인제군의 모 부대 위병소 위로 먹구름이 드리워 있다. 이 부대에서는 최근 훈련병이 군기 훈련을 받다가 쓰러진 뒤 이틀 만에 숨진 사건이 발생했다. 인제=연합뉴스

지난달 27일 강원 인제군의 모 부대 위병소 위로 먹구름이 드리워 있다. 이 부대에서는 최근 훈련병이 군기 훈련을 받다가 쓰러진 뒤 이틀 만에 숨진 사건이 발생했다. 인제=연합뉴스

정치권에선 중대장 실명 공개와 함께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이기인 개혁신당 최고위원은 지난달 31일 개혁신당 제1차 전·현직 의원 및 최고위원 연석회의에서 "군 당국에 촉구한다. 12사단 을지부대 OOO 대위를 속히 검토해 피의자로 전환하라"며 실명을 언급했다. 그는 " 얼토당토않은 심리상담을 멈추고 구속수사해 사건의 진상을 면밀하게 파악하라"며 "항간에 제기되고 있는 또 다른 이전 기수 훈련병 괴롭히기 의혹을 소상히 밝히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 최고위원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재차 글을 남겨 "군폭 가해자 의혹의 12사단 을지부대 OOO 중대장 실명 언급은 당과 상의하지 않은 제 개인의 발언"이라면서도 "군 부대의 중대장이면 통상 수백 명의 군인을 통솔하는 지휘관이며 공인이다. 전 국민이 공분하는 사건에 연루된 해당 인물의 공개된 직위, 성명은 국민의 알권리 차원에서도 밝혀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저의 소신"이라고 실명 공개 이유를 밝혔다.

그는 1일에도 SNS에 "가학적 고문으로 입대 9일 차 훈련병을 죽음에 이르게 한 OOO 중대장, 그런 피의자에게 멘털케어까지 해주고 귀향 보낸 나라는 더 이상 나라가 아니다"라며 "하루 빨리 국가를 지키기 위해 힘쓰고 희생하는 장병들의 나라로 바로 설 수 있길 바란다"고 재차 A중대장의 실명을 언급했다.

이언주 "자기 성질을 못 이겨 고문"

이언주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가세했다. 그는 1일 자신의 SNS에 "훈련이 과했던 게 아니라 애초에 훈련이 아니라 가혹행위를 한 거였다. 그게 무슨 군사훈련인가. 훈련을 빙자한 범죄"라며 "중대장은 사망한 훈련병에 대해 '자기 성질을 못 이겨 가혹행위, 즉 고문한 것'에 다름없다"고 비난했다.

군 당국에 따르면 지난달 23일 오후 5시 20분쯤 강원 인제군 12사단 신병교육대에서 얼차려를 받던 훈련병 6명 중 1명이 쓰러져 병원으로 응급 이송됐으나 이틀 만인 지난달 25일 사망했다. 강원경찰청은 육군으로부터 해당 사건을 이첩 받아 A중대장 등 간부 2명을 대상으로 업무상과실치사 및 직권남용 가혹행위 혐의를 조사하고 있다. 수사를 받고 있는 A중대장은 현재 일시 귀향 조처됐다.


윤한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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