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하이라키' 제작발표회
K-하이틴 열풍 속 차별화는?
노정의, '황야' 후 '하이라키'로 전성기 예고
배우 이채민(왼쪽부터)과 노정의 김재원이 3일 서울 중구 앰배서더 서울 풀만 호텔에서 열린 넷플릭스 시리즈 '하이라키' 제작발표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뉴스1
'하이라키' 노정의 이채민 이원정 등 라이징스타들이 한 작품으로 모였다. 이미 전작들에서 연기력과 존재감을 인정받은 MZ세대 배우들이 라인업을 꾸린다는 점에서 '하이라키'의 강점이 완성됐다.
3일 서울 중구에 위치한 앰배서더 서울 풀만 호텔에서는 넷플릭스 '하이라키' 제작발표회가 개최했다. 행사에는 노정의 이채민 김재원 지혜원 이원정과 배현진 감독이 참석했다. '하이라키'는 상위 0.01%의 소수가 질서이자 법으로 군림하는 주신고등학교에 비밀을 품고 입성한 전학생이 그들의 견고한 세계에 균열을 일으키며 벌어지는 하이틴 스캔들이다. 드라마 '환혼: 빛과 그림자' '빅마우스' '스타트업'을 공동연출한 배현진 감독과 드라마 '멈추고 싶은 순간: 어바웃타임'의 추혜미 작가가 철저히 계급(하이라키, hierarchy)이 나뉜 명문사학을 배경으로 색다른 하이틴물을 완성했다.
철저히 계급이 나뉜 명문사학 주신고등학교(이하 주신고)는 집안의 재력과 사회적 지위가 서열의 기준이 된다. 이 가운데 장학생 신분으로 주신고에 발을 디딘 강하의 전학을 시작으로 균열이 찾아온다. 배현진 감독은 "극중 견고한 계급사회와 부수고 싶은 이들의 대립을 다룬 이야기"라면서 "우리 작품은 철저히 계급으로 나눠진다. 이 부분이 타 드라마와의 차이점이다. 장학생을 제외하고 로열 패밀리들이 만든 세상이 존재한다. 학생들은 당연하게 누리고 살았지만 어떤 사건으로 서로 의심하고 고민하며 상황을 헤쳐 나가려고 한다. 성장 이야기가 가미돼 있다"라고 설명했다.
노정의 이채민 김재원 지혜원 이원정 등 대세 청춘 배우들이 모였다는 점에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먼저 '18 어게인' '그 해 우리는'을 통해 잘 자란 아역 배우의 대표 주자로 우뚝 선 노정의가 극중 재율그룹의 장녀이자 주신고의 도도한 퀸 정재이로 분한다. 이채민은 하이클래스 아이들과 넥타이 색부터 다른 장학생 강하를 맡았다. 김재원이 주신고의 질서이자 법 그 자체인 김리안, 지혜원이 윤헤라, 이원정이 의문의 인물을 소화한다.
배우 이채민(왼쪽부터) 지혜원 노정의 이원정 김재원이 3일 오전 서울 중구 앰배서더 서울 풀만에서 열린 넷플릭스 시리즈 '하이라키' 제작발표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뉴시스
배 감독은 지금의 라인업에 대해 "우리 배우들은 너무 멋있다. 함께 한 시간이 행운이었다. 하이틴물이기 때문에 20대 초반 배우들을 원했다. 잘 발굴하고 싶었다. 바로크 진주 같은 배우들이다. 정형화된 진주가 아니라 이들의 본모습에서 빛이 난다"라면서 만족감을 드러냈다. 특히 노정의에 대해서 "노정의를 만나고 싶다고 노래를 불렀다. 너무 인형 같다. 이미지로 완전 '딱' 맞다. 대화를 해보니 굉장히 영리하고 진지하다. 많은 경험에 의한 캐릭터 해석이 뛰어났다. 현장에서도 이런 능력이 발휘됐다. 현장 경험만 10년차다. 표현하기 어려운 지점이 많았는데 잘 해줘서 고맙다"라고 애정을 내비쳤다. 이어 "이채민은 '환혼2'에서 만난 적 있었다. 오프닝 시퀀스를 촬영하는데 굉장히 어려웠을 것이다. 그런데 너무 멋있었다. 같이 출연하는 배우들이 애드리브의 텐션이 높았는데도 센스 있게 잘하더라. 그래서 전화번호를 받고 러브콜을 보냈다"라고 비하인드를 전했다.
또 평범한 하이틴물이 아니라는 자신감이 주역들을 통해 전해졌다. 김재원은 "대본을 읽었을 때 한국에서 나오지 못했던 이야기라고 생각했다"라고 전했다. 노정의는 "감독님을 기다렸다. 제가 너무 하고 싶었던 이유는 또래들과 평소 할 수 없었던 연기와 장면들이 구현된다. 제가 겪지 못한 삶의 방식도 표현할 수 있었다. 미팅을 하고 떨어졌다고 생각했다. 나중에 같이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즐겁게 참여했다"라고 밝혔다. 이채민은 "안 할 이유가 없었다. 캐릭터도 매력적이어서 더 이끌렸다"라고 말했다.
촬영장 분위기는 어땠을까. 노정의는 "일하는 것 같지 않고 소통을 잘했다. 평소에도 밥을 먹으면서 친밀한 사이를 유지했다. 촬영하면서 노는 것처럼 찍었다. 정말 학교 같은 분위기였다. 또래들과 비중이 많은 작품이 처음이다. 잘 해내고 싶었던 마음이 컸다. 그 마음을 내려놓고 친구들과 호흡했다. 부담감을 이겨내기 위해 있는 힘껏 촬영했다"라고 떠올렸다.
주역들은 라이징에서 주연으로 이름을 올린 만큼 남다른 책임감을 느꼈다고 입을 모았다. 이원정은 "저를 믿고 촬영했다. 걱정 반과 설렘 반이 있다", 이채민은 "첫 주연을 맡게 됐는데 책임감도 막중했고 부담감도 배로 커졌다. 첫 촬영 전부터 긴장을 많이 했다. 하루하루 지나면서 극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감독님, 배우, 스태프들이 다 좋은 분들이었다. 긴장을 어루만져 주셔서 조화롭게 촬영했다"라고 말했다.
'하이라키'는 상위 0.01%의 소수가 질서이자 법으로 군림하는 주신고등학교에 비밀을 품고 입성한 전학생이 그들의 견고한 세계에 균열을 일으키며 벌어지는 하이틴 스캔들이다. 넷플릭스 제공
배현진 감독은 이번 작품에서 세계관 구축에 방점을 찍고 연출에 임했다. 이야기의 배경인 주신고가 주는 아우라와 위엄을 주기 위해서 스케일과 색다른 느낌의 미장센을 강조했다. 보는 이들이 시각적으로 압도될 수 있도록 공간마다 색다른 디자인과 질감, 조명 등에 톡톡히 힘을 줬다. 이와 관련, 학교의 자부심이 녹여진 구관, 계층을 상징하는 계단 등을 통해 인물이 처한 상황 등을 은유적으로 표현했다는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그간 넷플릭스는 K-학원물 장르로 꾸준히 입지를 다졌다. '좋아하면 울리는' '인간수업' '지금 우리 학교는' 등 다양한 소재의 학원물이 전 세계 시청자들을 만났던 터다. 이에 '하이라키'가 K-학원물 열풍을 이어갈지 관심이 크다. 다만 주인공들이 학생 신분이자 학교가 배경인 만큼 자극적이거나 선정적인 장면에 대한 우려도 있다. 이에 계급 간 갈등을 다루면서 성장하는 것을 강조한 배 감독은 "현실의 이슈를 피해 가는 것이 정답은 아니다. 표현의 적나라함은 걷어내고 이들이 겪는 성장을 더욱 주안점으로 삼았다.
또 재벌가의 자제들이 학교를 다니는 이야기, 교내 서열 등 이미 유사한 소재들이 이미 시청자들을 익히 만났던 터다. 배 감독은 "이 안의 사건, 그리고 사건을 다루는 파고가 단순하지 않다. 캐릭터들의 감정이 포인트"라고 짚었다. 최근에는 티빙 '피라미드 게임'이 교내 학생들 간의 계급을 조명하면서 큰 사랑을 받기도 했다. 배 감독은 "저 역시 재밌게 본 작품이지만 결이 다르다. 그 작품은 폭력이 있고 저희는 성장 포인트가 있다"라고 또 다시 강조했다.
한편 '하이라키'는 오는 7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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