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과거 석유·가스 발견 잦아
현재 도심 공원 천연가스 '활활'
"이용 가치 있나" 경제성 관심
동해안 지진 多, 안전성 우려도
윤석열 대통령이 3일 “경북 포항 영일만 앞바다에 막대한 양의 석유와 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발표하자 포항시민들은 경제성이 높은지에 가장 큰 관심을 나타냈다. 포항에는 7년 전 도심 한가운데서 천연가스가 치솟을 정도로 석유와 가스가 자주 발견됐지만 번번이 경제성이 낮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탓이다.
포항지역 지하층은 신생대 3기 층으로 유기물과 바다 생물이 널리 분포해 그동안 학계나 관련 업계는 천연가스나 석유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실제 1975년 12월 포항 남구 상대동 주택가에서 1드럼(200L) 분량 석유가 발견됐다. 당시 정부에서 극비리에 추가 탐사를 실시했고, 한국지질자원연구원 포항출장소가 설치됐다.
1988년에는 북구 흥해읍 성곡리 단독주택 마당에서 천연가스가 분출했다. 지하수를 얻으려고 땅을 뚫던 집주인은 탄산수처럼 올라오는 물이 이상하다 여겨 전문기관에 조사를 의뢰했고, 천연가스로 확인됐다. 당시 집주인은 수도꼭지처럼 밸브를 설치하고 가스버너를 연결해 동네 사람들과 가마솥에 요리를 해 먹거나 쇠죽을 끓이는 등의 용도로 활용했다. 2006년에는 아예 가스보일러에 연결해 난방용으로 쓰기도 했다.
2016년에는 포항 앞바다에서 상당한 양의 천연가스가 매장된 것으로 나와 주목을 받았다. 경북도와 한국석유공사는 포항 앞바다에서 50㎞ 떨어진 지점에 3,600만 톤(t)의 천연가스가 묻힌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듬해 3월에는 남구 대잠동 철길숲 공원조성지에서 지하수 개발을 위해 지하 200m 관정을 파던 중 땅속에서 나온 천연가스로 굴착기에 불이 붙었다. 금방 꺼질 것이란 전문가 예측과 달리 7년이 지난 지금까지 타오르고 있다. 포항시는 주변에 방화유리를 설치해 ‘불의 정원’이라는 이름의 공원을 만들었다. 이 밖에 북구 양학동 등 여러 곳에서 지하수를 개발하는 과정에 가스가 분출되거나 일부 지역 물탱크에선 메탄 성분이 검출됐다. 그러나 발견된 석유와 가스 모두 경제성이 낮아 제대로 활용된 적은 없다.
이런 이유로 포항시민들은 이번에는 과연 경제성이 있느냐를 궁금해하고 있다. 포항시 관계자는 “사실이라면 지역으로 봐서는 무척 반길 일”이라며 “대통령 발표 이후 포항시에도 경제성 등을 묻는 문의 전화가 잇따르고 있다”고 했다.
포항 앞바다의 잦은 지진 유발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앞서 2017년 11월과 이듬해 2월 발생한 일어난 두 차례 지진(본진·여진)이 지열발전 사업과 연관 있는 것으로 정부의 공식 조사 결과 드러났기 때문이다. 또 2021년에는 한국석유공사가 울산 앞바다에서 새 가스전을 찾기 위해 시추했다가 내부 압력이 과도하게 높은 지층인 고압대가 발견되자 중단하기도 했다. 해저의 이상 고압대는 잘못 건드리면 폭발적 분출 현상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포항 앞바다 역시 이와 비슷한 위험성을 지니고 있다. 양만재 포항지진공동연구단 부단장은 “우리 지역에 천연자원이 매장돼 있다는 소식은 정말 반갑다”면서도 “다른 지역보다 훨씬 뜨거운 포항의 지열로 에너지를 얻겠다며 땅을 뚫었다가 막대한 피해를 낸 포항 지진이 불과 6년 전 일이라 한편으로 걱정도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동해는 지층의 역사가 짧아 자원이 풍부하지만 그만큼 지진이 잦다”며 “경제성 못지않게 안전성도 철저히 분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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