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지구 전쟁 이후 중국·중동국 스킨십 강화
사우디아라비아와 함께 중동 지역의 대표적인 친(親)미국 국가로 꼽히는 아랍에미리트(UAE)와 중국이 군사 분야 협력을 확대·강화하기로 했다. 가자지구 전쟁 이후 중국과 중동 간 거리가 부쩍 가까워지고 있는 양상이다.
2일(현지시간) 중국 외교부와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중국과 UAE는 양국 정상 간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앞서 시진핑 국가주석과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하얀 UAE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중국 베이징에서 정상회담을 열고 양국 간 협력 심화 방안을 논의했다.
47개 항으로 이뤄진 공동성명에서 양국은 "국방, 군사 안보 분야에서 양국이 수행해 온 협력을 평가한다"며 "양국의 군사·안보 분야 기관의 역량 향상을 위해 군사 분야의 경험을 교환할 준비가 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난해 실시한 양국 간 첫 합동 군사훈련의 성과를 언급하며 "앞으로 더 많은 합동 훈련을 실시하기로 했다"고 양국은 발표했다.
중국군은 지난해 8월 UAE와 중국 신장위구르자치구에서 사상 첫 공군 간 합동훈련을 실시한 바 있다. 또한 중국은 같은 해 48대의 고등훈련기를 UAE에 수출하기도 했다. 대체로 에너지 등 경제 분야에 국한됐던 양국 간 협력이 군사 분야로 확장된 것이다. 로이터는 "중국이 미국에 맞서기 위해 중동 지역에서 군사적 영향력을 강화하고 있는 흐름"이라고 평가했다.
수니파 맹주이자 중동 지역의 대표적 친미 국가인 사우디도 일찌감치 중국과 관계 강화에 나섰다. 2022년 12월 시 주석의 사우디 방문 당시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로 외교관계를 격상한 양국은 지난해 말 9조 원 규모의 통화교환(통화 스와프)협정을 체결하며 공동의 위안화 경제권을 형성하기 시작했다. 실제 지난해 사우디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는 중국 정유회사 룽성 지분을 사들이며 위안화로 결제했다.
중동 국가의 친중국 행보는 가자지구 전쟁 이후 더욱 짙어지고 있다. 이스라엘을 지지하고 있는 미국과의 관계가 소원해지며 발생한 '외교 공백'을 중국이 적극적으로 파고들었기 때문이다.
일례로 시 주석은 지난달 30일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아랍국가 협력포럼 제10차 장관급 회의' 연설에서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을 비판했다. 시 주석은 "중국은 1967년 경계를 기초로 동예루살렘을 수도로 하고 완전한 주권을 누리는 독립된 팔레스타인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과 이스라엘을 지지하는 미국을 경계하고 있는 아랍권 입장에 힘을 실어준 것이다. 또한 아랍 국가들의 중국 재생에너지 프로젝트 참여를 보장하고, 각국과 자유무역협정(FTA)도 맺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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