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한화 사령탑 취임식
"바깥에 있는 동안 아쉬운 부분 느껴"
한화 감독 무덤? "목표 이루고 떠날 것"
한화 사령탑으로 6년 만에 프로야구 현장에 돌아온 김경문(66) 감독이 평생의 목표인 우승을 위해 마지막 도전에 나섰다.
3년 총액 20억 원에 도장을 찍은 김 감독은 3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바깥에 있는 동안 내가 야구를 잘했다기 보다 부족하고 아쉬운 부분이 많았다고 느꼈다”며 “현장에 다시 돌아왔으니 차근차근 (보완할 점을) 실행에 옮기며 한화를 강팀으로 만들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곧바로 이어진 기자회견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게 아쉬웠는지 묻는 질문에 “2등은 나 자신에게 아픔”이라며 “한화에서 팬들과 함께 꼭 우승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앞서 두산(2004~2011년)과 NC(2011~2018년)를 지휘했던 김 감독은 맡았던 팀을 ‘가을 야구’ 단골로 만들었지만 단 한 번도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두산에서 세 차례, NC에서 한 차례 한국시리즈 준우승에 그쳤다. 가슴에 남은 우승 한을 풀고 싶은 마음 때문에 ‘감독의 무덤’으로 통하는 한화 지휘봉을 주저하지 않고 잡았다. 김 감독은 “성적이 안 나면 숙명처럼 받아들여야 한다”며 “이번엔 끝까지 잘 마무리해서 목표를 이루고 떠나고 싶다”고 다짐했다.
현장 복귀와 함께 올해 프로야구 사령탑 중 최연장자가 된 김 감독은 공백이 길었던 만큼 떨어진 승부사의 감각을 얼마나 빨리 되찾느냐가 중요하다. 또한 3년 전 2020 도쿄 올림픽 노메달로 실추된 지도력도 회복해야 한다. 김 감독은 “안 그래도 스태프와 미팅을 해보니까 야구가 많이 변했더라”며 “처음 감독할 땐 40대 초반으로 어렸는데, 이제 최고참으로 돌아오게 됐다. 책임감이 생기고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한화는 올해 ‘가을 야구’가 절실한 팀이다. 문동주, 노시환이라는 젊은 투타 기둥에 베테랑 타자 채은성, 안치홍을 외부에서 연달아 수혈했다. 그리고 팀 전력의 화룡점정을 메이저리그에서 돌아온 류현진으로 채웠다. 하지만 이번 시즌 초반 기대에 밑도는 성적(8위)이 나오자, 한화는 최원호 감독과 결별하고 베테랑 김 감독을 낙점했다.
두산의 전신 OB 원년 멤버 출신으로 OB가 1982년부터 1984년까지 홈으로 썼던 대전에 40년 만에 돌아온 김 감독은 “대전에 도착하니까 너무 잘 해줘 편하게 시작할 수 있을 것 같다”며 “한화 성적이 떨어져 있지만 충분히 반등할 힘을 갖고 있다. 지금부터 해야 할 일은 선수들과 스태프들을 아울러서 남은 경기 최강 응원을 보내주는 한화 팬들에게 더 좋은 경기를 보여드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2008 베이징 올림픽 당시 전승 신화 금메달을 이뤘던 주역 류현진과 재회한 건 기분 좋은 일이다. 김 감독은 “(류)현진이 덕에 금메달을 따는 큰 일이 있었는데 다시 만나게 돼 너무 기쁘다”고 반겼다. 또한 김 감독은 한화에 빠른 공을 던지는 젊은 투수들이 많다는 것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 복귀 무대인 4일 수원 KT전 선발투수로 신인 황준서를 낙점한 김 감독은 “투수들을 바탕으로 점점 강해지겠다”며 “팬들에게 탄탄한 야구를 보여줄 수 있는 팀이 돼야 한다”고 방향성을 제시했다.
6년 전에 물러날 때, 올해 돌아올 때 날짜는 공교롭게 모두 6월 3일이다. “이런 건 억지로 되는 게 아니다. 높은 곳에 큰 분이 계신다는 생각이 든다”고 미소 지은 김 감독은 “올해는 5할 승률이 우선이다. 이후 포스트시즌에 초점을 맞추고 그 다음을 생각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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