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50만명 대다수가 무슬림
팔레스타인 기금 모금도 추진
세계적 휴양지인 인도양 섬나라 몰디브가 이스라엘인의 입국을 금지하겠다고 밝혔다. 팔레스타인에 대한 연대 차원에서다.
2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모하메드 무이주 몰디브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내고 "내각이 이스라엘 여권 소지자의 입국을 금지하기 위해 법률을 개정할 예정"이라며 "이 과정을 감독할 소위원회를 설치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다만 이 조치가 언제부터 시행될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그간 몰디브 정부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전쟁 중인 이스라엘을 강도 높게 규탄해왔다. 인구 약 50만명 대부분이 무슬림인 만큼 국내 팔레스타인 지지 여론이 크기 때문이다. 지난달 26일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라파의 탈 알술탄 피란민촌을 공습해 수백 명의 사상자가 발생하자, 이틀 뒤인 같은달 28일 무이주 대통령이 직접 엑스(X·옛 트위터)에 이스라엘 비난 성명을 올리기도 했다.
입국 금지가 시행될 경우 몰디브는 약 20년 만에 이스라엘과 접점을 아예 끊게 된다. 이스라엘과 단교 상태인 몰디브는 1990년대 초부터 이스라엘 여권 소지자의 입국을 허용하기 시작했고 2010년부터는 국가 간 외교관계 정상화에 나섰다. 그러나 2012년 모하메드 나시드 대통령이 실각하면서 수교 시도는 무산됐다. 이후 그나마 인적 교류만 이어오고 있었는데 이마저도 차단될 위기에 처한 것이다. 지난해 몰디브를 방문한 이스라엘인은 약 1만1,000명으로, 전체 관광객의 0.6%를 차지했다.
이스라엘, 자국민에 여행 자제 권고
이날 무이주 대통령은 팔레스타인 지원 방안도 내놨다. 팔레스타인 측 필요 자원을 파악하기 위한 특사를 임명하고,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UNRWA)와 기금 모금 행사를 열겠다는 것이 주요 계획이다. 또한 그는 '팔레스타인과 연대하는 몰디브인'이라는 전국 집회도 예고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자국민들에게 몰디브 여행 자제를 권고했다. 이스라엘 외무부는 이날 성명을 내고 "이 권고는 이중국적자에게도 유효하다"면서 "어려운 상황이 생겨도 도움을 주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되므로 몰디브에 머물고 있는 이스라엘 국민들에게 철수를 권고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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