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실련, 삼성·SK·현대차·LG·롯데 분석
5대 대기업 그룹(삼성·SK·현대차·LG·롯데)의 계열사 수가 16년 만에 2.2배 늘었다는 시민단체의 집계 결과가 나왔다. 대기업들이 기술 혁신을 통해 기존에 없던 새로운 영역을 만들어내기보다는, 내부 거래가 용이하고 자본력만으로 나설 수 있는 '손 쉬운 업종' 위주로 진출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4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5대 그룹 계열사가 2007년 227개였으나 지난해 기준으로 504개로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집계 대상 5개 대기업집단은 지난해 공정거래위원회의 공시 대상 기업집단 중 총수가 있는 상위 5대 그룹에 해당한다.
경실련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5대 그룹 계열사 전체에서 비제조·서비스업이 68.9%를 차지하는 반면 제조업은 31.3%에 그쳤다. 전문·과학·기술·교육·사업지원서비스가 17.3%를 차지했고 건설·부동산·임대는 9.5%에 달했다. 경실련은 "내부거래가 용이해 혁신성이 낮고 손쉽게 진출할 수 있는 업종, 자본력만 있으면 손쉽게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업종에 계열사가 몰렸다"고 비판했다.
기업별로 살펴보면 SK는 해당 기간 계열사가 57개에서 215개로 늘어, 가장 계열사를 많이 늘린 그룹으로 집계됐다. 롯데가 55개(44→59), LG가 31개(31→62), 현대차가 28개(36→64), 삼성이 5개(59→64)를 늘렸다. 경실련은 "재벌의 과도한 수직 계열화, 경영권 세습과 내부거래 등은 새로운 혁신 기업의 시장 진입을 막고 경쟁을 제한해 성장 동력의 기반을 무너뜨린다"며 재벌 개혁을 촉구했다. 이어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해 대기업 총수 특사를 단행하며 재벌 권력에 대한 정의의 심판이란 정치적 자산을 상실했다"며 "22대 국회는 재벌의 경제력 집중 억제를 위한 입법 활동에 매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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