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파리 올림픽 개막 D-50
"일찍 금맥 터지면 목표 상향 달성"
이달부터 진천선수촌 올림픽 체제
농구장→펜싱장, 가라데장→태권도장 변신
파리 현지에 베이스캠프도 운영
50일 앞으로 다가온 2024 파리 올림픽은 140여 명의 태극전사가 출전할 것으로 보인다. 50명이 나간 1976 몬트리올 대회 이래 48년 만에 최소 규모다. 구기 종목, 투기 종목 부진에 엘리트 체육 저변까지 약해져 올림픽 전망이 밝지 않은 건 사실이지만 지난달 29일 충북 진천 국가대표선수촌에서 만난 장재근(62) 선수촌장은 희망을 얘기했다.
“이제 선수촌은 컨디션 조절을 하는 곳이 아니라 꿈을 위해 열렬히 훈련하는 곳이라는 인식이 선수와 지도자들 사이에 확실히 심어졌다. 예전 태릉선수촌 분위기다. 조그만 나라에서 성적을 냈던 걸 다시 재현할 수 있겠다는 느낌이 든다. 이번에 비록 출전 선수가 140명대로 떨어지지만 최저 인원으로 최고 효과를 만들어낼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다.”
한국 엘리트 체육은 2012 런던 올림픽을 정점으로 내리막을 타고 있다. 런던에서 금메달 13개, 은메달 9개, 동메달 8개로 종합 5위에 오른 뒤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8위(금메달 9개), 2020 도쿄 올림픽 16위(금메달 6개)로 계속 밀려났다. 올해 파리 올림픽 역시 대한체육회는 금메달 5, 6개를 목표로 잡았다. 이대로라면 자칫 20위권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국 육상 단거리 스타 출신인 장 촌장은 “금메달 5개는 굉장히 보수적으로 잡은 수치”라며 “첫 금메달을 언제, 어느 종목에서 따느냐에 따라 흐름을 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상적인 시나리오는 결선이 일찍 열리는 사격에서 금빛 총성을 울리는 것이다. 장 촌장은 “사격이 다크호스다. 7월 28일 사격에서 첫 메달이 터지면 5개 이상도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금메달 후보 종목인) 양궁, 펜싱, 배드민턴은 예선부터 거치느라 시간이 좀 걸린다. 목표를 일찍 달성하고 좋은 분위기가 이어지면 태권도, 체조, 역도, 유도 등에서도 기대해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달부터 진천선수촌은 온전히 파리 올림픽 체제로 전환한다. 펜싱 대표팀은 선수촌 농구장에 올림픽 경기장 환경을 비슷하게 구현한 실전용 피스트를 설치하고, 태권도 대표팀은 가라데장에 포디움을 만든다. 양궁 역시 올림픽용 경기장을 조성한다. 결전지 파리 인근에는 2012 런던 올림픽 이후 12년 만에 해외 베이스캠프를 차린다. 장 촌장은 최근 프랑스 퐁텐블로 지역에 마련한 훈련 시설을 방문해 최종 점검을 마치고 돌아왔다. 선수들의 훈련과 급식 센터로 활용되는 이곳은 개막 14일 전인 7월 12일부터 대회 폐막일까지 운영한다.
장 촌장은 “선수들이 현지에 가면 시차 등 적응을 하는 데만 최소 3~5일이 걸린다. 보통 올림픽 개막 5일 전에 들어갔는데, 적응할 만하면 경기에 뛰어야 했다”며 “그래서 적응 훈련을 미리 하고, 충분히 몸을 만들 수 있는 캠프를 차렸다. 음식도 선수촌에서 먹었던 대로 한식을 제공하고, 물리치료팀도 다 함께 간다”고 했다.
이번 올림픽은 침체된 한국 엘리트 체육의 반등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의지도 묻어났다. 장 촌장은 “파리에서 반등할 기회를 잡지 못하면 침체가 더 길어질 수 있다”며 “성적이 나와야 정부에서 정책적으로 엘리트 체육에 관심을 보일 것이고, 상승 기류도 탄다”고 강조했다.
또 새벽 훈련과 산악 훈련을 꼭 부정적으로 바라보지 말아달라는 당부도 했다. 그는 “엘리트 체육은 정말 치열하게 싸워 승패를 가리는 종목이다. 즐기면서 하라고 하는데 선수들은 최고 자리에 올라가는 자체가 즐거움”이라며 “손흥민이 공을 대충 찬다면 과연 지금처럼 열광할까. 열심히 하고, 잘 차니까 환호하는 거다. 선수들이 죽기 살기로 해보겠다는데 하지 말라는 것도 이상하다. 그러면 각자 집에서 개인 운동을 하면 될 일이지, 선수촌이 필요가 없다”고 소신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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