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유튜브에서 가해자 심리 분석
"국내 미성년 여성 위험하단 사실
본인이 잘 알아서 보호 의지 커져"
"처분 끝난 일... 사적 제재 부적절"
20년 전 '밀양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 가해자가 자신의 딸을 향해 각별한 부성애를 드러낸 이유에 대해 이수정 경기대학교 범죄심리학과 교수가 "대한민국에서 미성년 여성들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본인이 몸소 알고 있어서"라고 분석했다.
이 교수는 5일 매일신문 유튜브 '이동재의 뉴스캐비닛'에 출연해 이같이 진단했다. 이어 "(A씨가 사건을) 기억하기 때문에 더더욱 딸에 대한 보호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아버지가 된 것으로 보인다"며 "자기 딸만큼은 (보호하겠다는) 극도로 이기적인 언사"라고 덧붙였다.
앞서 밀양 집단 성폭행 사건의 주동자로 지목된 A씨는 현재 딸을 키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씨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네 인생에 걸림돌 다 없애주고 가장 믿음직한 아버지가 되겠다", "평생 아빠 옆에서 아빠가 벌어주는 돈이나 쓰면서 살아라" 등의 문구를 남기며 딸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 화제가 됐다.
최근 사건 가해자의 신상을 폭로하는 유튜버에게 가해자들이 다른 가해자 신상을 제보하고 있단 소식도 알려졌다. 이 교수는 이에 대해 "자기방어 본능은 누구에게나 있다"며 "당시 정의가 실현되지 않아 지금에 와서 후유증이 발생한 것에 대해 가해자들이 어떻게든 살아보겠다고 의지를 보이는 것까지 비난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민간이 주도한 신상 털기 등 사적 제재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시각을 보였다. 이 교수는 "(가해자들에게) 형법이 아닌 소년법을 적용했다는 부분에 대해선 얼마든지 문제 제기를 할 수 있다"면서도 "법률에 따라 처분된 결과에 대해 두고두고 신상을 들추면서 사회적으로 적응을 못 하게 만드는 사적 보복이 적합하느냐에 대해선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밀양 성폭행 사건 당시 법원 판결에 대해 이 교수는 "(밀양 사건) 당시 17, 18세에 소년법을 적용하는 게 관행이었다"며 "지금 눈으로 보니 당시 규범이 틀렸다는 이유로 소년법 처분을 마친 사례까지 전부 전과자로 만들어야 한다는 발상에 동의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2004년 경남 밀양에서는 고등학생 44명이 온라인 채팅으로 만난 여중생을 1년간 집단으로 성폭행한 사건이 벌어졌다. 당시 검찰은 성폭행에 직접 가담한 가해자 10명을 기소했고, 기소된 이들은 보호관찰 처분 등을 받았다. 20명은 소년보호시설로 보냈다. 나머지 14명은 합의로 공소권 상실 처리됐다. 44명 중 단 한 명도 처벌받지 않고 전과기록이 남지 않아 논란이 불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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