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밀양 성폭행' 피해자 측 "가해자 44명 공개 동의한 적 없다"
알림

'밀양 성폭행' 피해자 측 "가해자 44명 공개 동의한 적 없다"

입력
2024.06.06 11:33
수정
2024.06.06 15:41
0 0

가해자 신상 공개한 '나락 보관소'
"피해자 가족 측과 합의했다"더니
피해자 지원 한국성폭력상담소 반박
"피해자 측 영상 올라온 것도 몰랐다"
"삭제 요청도 받아들여지지 않아"

'밀양 여중생 성폭행 사건' 피해자 지원단체인 한국성폭력상담소가 5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밀양 사건' 가해자 신상을 공개하고 있는 유튜버가 피해자 측 가족 동의를 구했다고 주장한 건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한국성폭력상담소 SNS 캡처

'밀양 여중생 성폭행 사건' 피해자 지원단체인 한국성폭력상담소가 5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밀양 사건' 가해자 신상을 공개하고 있는 유튜버가 피해자 측 가족 동의를 구했다고 주장한 건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한국성폭력상담소 SNS 캡처

유튜버 '나락 보관소'가 '밀양 여중생 성폭행 사건' 가해자 44명 신상 공개에 앞서 피해자 가족의 동의를 받았다고 주장하자 피해자 측이 "사실 무근"이라고 반박했다.

밀양 사건 피해자 지원단체 중 한 곳인 한국성폭력상담소는 5일 보도자료를 내고 "해당 채널에서 피해자 가족 측과 직접 메일로 대화를 나눴고 가해자를 공개하는 쪽으로 결론이 났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앞서 유튜버 '나락 보관소'는 1일 '밀양 집단 성폭행' 주동자로 추정되는 남성 A씨의 실명, 나이, 직업 등을 공개했다. 이어 3일에도 또 다른 가해자 신상을 공개했다. 피해자 허락을 구했냐는 질문이 이어지자 '나락 보관소'는 5일 유튜브 커뮤니티 게시판을 통해 "피해자 가족 측과 직접 메일로 대화 나눴고 44명 모두 공개하는 쪽으로 결론이 난 상태"라며 피해자 측과 합의를 마쳤단 식으로 주장했다.

그러나 한국성폭력상담소는 "피해자 측은 '나락 보관소'가 첫 영상을 게시하기까지 해당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며 "사전 동의를 질문받은 바도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피해자와 가족 모두 향후 가해자 44명 모두의 신상을 공개하는 방향에 동의한 바 없다"고 강조했다.

3일 한 유튜버가 밀양 집단 성폭행 가해자로 추정되는 남성의 신상을 공개했다. 유튜브 채널 '나락보관소' 캡처

3일 한 유튜버가 밀양 집단 성폭행 가해자로 추정되는 남성의 신상을 공개했다. 유튜브 채널 '나락보관소' 캡처

오히려 피해자 측은 가해자 신상 공개 영상을 삭제할 것을 요청했다고 한다. 한국성폭력상담소는 "해당 영상이 올라온 후인 3일 영상 삭제 요청을 했고, 피해자 가족이 동의했다는 공지에 대해서도 삭제·수정을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며 "이로 인해 여러 언론에는 '밀양 가해자 44명 신상 공개, 피해자 가족과 합의' 등 사실과 다른 내용이 보도됐다"고 설명했다.

'나락 보관소'의 신상공개 행보가 피해자 존중과는 거리가 멀다고도 지적했다. 한국성폭력상담소는 "피해자 측은 피해자의 일상회복, 의사존중과 거리가 먼 일방적인 영상 업로드와 조회수 경주에 당황스러움과 우려를 표한다"며 "'나락보관소'는 피해자 가족이 동의했단 공지를 삭제하고 오인되는 상황을 즉시 바로잡길 바란다"고 재차 요구했다.

2004년 경남 밀양에서는 고등학생 44명이 온라인 채팅으로 만난 여중생을 1년간 집단으로 성폭행한 사건이 벌어졌다. 당시 검찰은 성폭행에 직접 가담한 가해자 10명을 기소했고, 기소된 이들은 보호관찰 처분 등을 받았다. 20명은 소년보호시설로 보냈다. 나머지 14명은 합의로 공소권 상실 처리됐다. 44명 중 단 한 명도 처벌받지 않고 전과기록이 남지 않아 논란이 불거졌다.

최은서 기자

제보를 기다립니다

silver@hankookilbo.com으로 제보해주시면 됩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