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동의 없이 중독성 피드 노출 금지
SNS 업체들 "수정헌법 1조 위반" 반발
아이들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중독되게 할 가능성이 큰 알고리즘의 사용을 금지하는 법안이 미국 뉴욕주(州) 의회를 통과했다. 어린 이용자들의 SNS 중독에 SNS 업체들의 책임이 크다는 비판이 거센 가운데, 뉴욕이 자체적으로 규제법을 만들면서 다른 주에도 비슷한 움직임이 확산할 것으로 보인다.
뉴욕주 의회는 7일(현지 시간) SNS 중독으로부터 미성년자를 보호하기 위한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른바 '중독성 피드 악용 중지법'은 SNS 업체가 부모의 동의를 얻지 않는 한 18세 미만 이용자에게 중독성 피드를 노출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중독성 피드는 이용자 정보를 바탕으로 콘텐츠의 우선순위를 지정해 보여주는 것으로 정의했다. 미성년자의 이용 데이터를 기반으로 평소 K팝에 관심이 많다고 판단한 뒤 이 이용자에게 K팝 관련 콘텐츠를 우선적으로, 반복해서 보여주는 알고리즘을 운영해선 안 된다는 얘기다. 아울러 0시부터 오전 6시까지는 미성년자에게 중독성 피드에 대한 알림을 보내는 것도 금지했다.
캐시 호철 뉴욕주지사는 법안 통과 이후 자신의 엑스(X)에 환영한다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그가 평소에도 법안 지지 의사를 밝혀온 것을 감안하면 조만간 법안에 서명할 것이 유력시된다. 법이 발효되면 이를 위반한 회사는 30일 내에 문제를 수정하거나, 18세 미만 사용자 한 명당 최대 5,000달러(약 668만 원)의 벌금을 내야 한다.
플로리다는 14세 미만 SNS 계정 개설 금지
미국에서는 메타, 틱톡 같은 SNS 업체들이 청소년의 정신 건강을 위기로 몰아넣고 있다는 위기감이 크다. 올해 초에는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 등 SNS 업체 수장들을 의회로 불러 질타하는 한편 규제를 모색하는 청문회를 열기도 했다. 지난해 10월에는 미국 50개 주 중 40개 주와 수도 워싱턴 당국이 "메타가 회사의 이익을 위해 정신적으로 가장 취약한 어린 이용자들을 고의적으로 착취하고 있다"며 집단 소송을 냈다.
플로리다주에서는 지난 3월 14세 미만이 아예 SNS 계정을 만들지 못하게 하는 법안이 발효됐다. 이는 부모 동의 여부와도 무관한 것으로, 미성년자 SNS 이용 제한과 관련해선 가장 엄격하다. 현재 캘리포니아에서는 뉴욕에서 통과된 것과 비슷한 법안이 추진되고 있다.
다만 SNS 업계에서는 이 같은 움직임이 헌법 위반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표현의 자유'를 규정한 수정헌법 제1조의 취지에 반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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