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식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
"대륙붕 잘 아는 회사, 왜 철수했나"
"성공확률 20%, 상당히 주관적 숫자"
최경식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가 동해 심해 석유·가스 매장 가능성에 대해 "(호주 기업) 우드사이드가 갑자기 철수한 이유 등 일부는 여전히 의문"이라고 말했다. 최 교수는 미국 퇴적지질학회 앰버서더 중 한국인으로는 유일하다.
최 교수는 10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 인터뷰에서 "(미국 액트지오 기자회견을 통해) 시추 지역 선정 배경과 새로운 유망구조들을 어떻게 도출했는지 절차적인 과정에 대한 궁금증은 해소됐다"면서도 "우드사이드, 우리나라의 대륙붕을 가장 잘 알고 있는 외국회사가 어떻게 그렇게 갑자기 철수를 했을까 궁금하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석유 매장 가능성을 두고 액트지오와 우드사이드가 다른 판단을 내린 배경을 살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액트지오의 (비토르) 아브레우 박사가 새로운 구조를 해석했는데, 이전의 해석과 어떤 차이가 있는지 또 그것을 국내외 전문가들과 함께 교차 검증을 했다고 하는데, 그래서 어떤 내용으로 어떤 범위까지 검증했는지 부분들은 개인적으로 궁금하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앞서 우드사이드는 2007~2022년 15년 동안 동해 8광구와 6-1광구의 북부를 탐사하다 지난해 1월 철수했다. 이 회사 홈페이지에 올라온 '2023년 반기 보고서'에는 탐사 지역에 장래성이 없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겼다.
최 교수는 "정부에선 우드사이드가 제대로 평가하지 못한 자료들을 보고 (액트지오가) 판단을 했다고 하니까 그걸 액면 그대로 믿는다면 새로운 차이가 있을 것"이라면서도 "우드사이드는 막대한 돈을 써서 자기가 직접 사업을 한 주체고, 액트지오는 컨설팅 결과에 따른 사업의 성패에는 아무 책임이 없는 단순한 컨설팅 업체이기 때문에 자기가 소신껏 이야기는 하겠으나 우드사이드에 비해서는 훨씬 더 적극적인 이야기를 할 가능성이 있다"고 추측했다.
이어 "우드사이드는 합병문제도 있고 여러 가지 내부적인 문제를 고려했을 때 회사 차원에서 전략적인 판단을 했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아브레우 고문이 시추 성공 확률이 20%라고 밝힌 것에 대해 "상당히 주관적인 숫자다. 가이아나가 16%고 대왕고래는 20%니까 이게 더 좋은 것 아니냐고 평가하기는 어렵다"며 "평가하는 주체에 따라서, 또는 관점에 따라서, 또 그 회사의 전략에 따라서 정성적인 평가를 한다"고 언급했다. 평가 주체에 따라 확률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는 의미다.
논란이 되고 있는 액트지오의 신뢰성 여부에 대해 최 교수는 "액트지오사는 제가 들어본 적이 없지만 아브레우 박사는 이쪽 분야에서 현장 경험이 아주 출중하고 학계에서도 이름이 알려져 있다"며 "개인적 친분은 없지만 그 지명도는 알고 있다"고 말했다.
또 "외적으로 드러난 걸 보면 어떻게 이런 회사에 맡겼냐 하는 의구심을 일반인들이 충분히 가질 수 있지만 자료 해석 영역은 외형적인 규모보다는 그것을 해석하는 주체, 또 누구랑 해석했는지 등의 역량을 중요하게 판단하기 때문에 석유공사가 이를 고려해 절차적으로 결정을 내린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지구상의 유전도 지질학적인 과학적 데이터를 갖고 리스크를 안고 추진하지 않는 그런 사업은 없다"며 "이 단계에서는 어차피 자료가 한정적이고 시추라는 직접적인 자료를 확보하지 않는 이상은 리스크를 안고 가야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전형적인 하이리스크 하이리턴이라는 말을 그래서 쓰는 거기 때문에 이 과정(시추)은 반드시 필수적"이라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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