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날의 검’ 군사작전… “득보다 실이 크다” 분석
①팔 주민 274명 사망 후폭풍… ‘비례 원칙’ 위반
②남은 인질들 더 위험… 하마스 “포로 상태 악화”
③간츠, 전시 내각 탈퇴… “반정부 시위 확산될 듯”
“사기를 북돋운 ‘일시적 승리’였지만, 그 행복감은 바로 다음 날 더욱 가혹한 현실 탓에 사라졌다.”
이스라엘방위군(IDF)의 ‘인질 4명 구출’ 성과에 대해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9일(현지시간) 이같이 평가했다. 냉정히 보자면 이스라엘 정부가 직면한 딜레마와 과제는 전혀 해소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양날의 검’인 군사작전이었는데, 사실상 득(得)보다 실(失)이 더 많았다는 얘기다. 특히 이날 ‘온건파’ 베니 간츠 이스라엘 국가통합당 대표의 ‘전시 내각 탈퇴’라는 악재마저 겹쳤다.
"이스라엘 위협 문제들, 전혀 해결 못 했다"
NYT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7일부터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에 억류돼 있던 인질 4명을 IDF가 8일 구출하는 데 성공했으나,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오히려 더 곤경에 처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스라엘의 대표적 정치 평론가 나훔 바르네아는 해당 작전에 대해 “가자지구는 물론 국제사회에서 이스라엘을 위협하는 수많은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고 단언했다.
4명 구출 위해 1000명 사상... 온당한가 의문
근거는 크게 세 가지다. ①우선 인질 구출 과정에서 발생한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희생이 너무 컸다. 가자지구 보건부는 “(이번 작전 과정에서) 274명이 숨지고 696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모두 소중한 인명이라 해도 ‘비례성의 원칙’에서 볼 때, 4명을 구하기 위해 약 1,000명의 사상자를 낳은 게 온당한지 의문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실제로 유럽연합(EU)과 이집트 등이 ‘민간인 학살’ ‘국제법 위반’으로 규정하는 등 이스라엘의 전쟁 범죄 논란은 더욱 증폭될 전망이다.
②아직 하마스 손아귀에 있는 인질들(최소 80명, 최대 120명)의 위험도 커졌다. 하마스는 8일 성명에서 “IDF의 이번 작전은 적군 포로들의 상태와 삶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NYT는 “인질 4명 구출이 남은 인질들 상황을 악화시킬 것이라고 암시했다”며 “하마스의 입지가 더 강화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IDF 정보국장을 지낸 아비 칼로도 “하마스가 교훈을 얻고, 인질들에 대한 접근을 차단하기 위해 더 많은 예방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간츠 이탈, 인질 협상 타결 가능성도 줄어"
③게다가 간츠 대표의 전시 내각 탈퇴는 네타냐후 총리의 입지 약화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간츠 대표는 9일 “(네타냐후의) 정치적 고려로 전략적 결정이 뒤로 밀렸다. ‘진정한 승리’를 그가 막고 있다”며 전시 내각에서 물러난다고 밝힌 뒤, ‘올가을 조기 총선’을 요구했다. 네타냐후 총리의 정적이면서도 전쟁 발발 후 ‘이스라엘 단결’을 위해 전시 내각에 합류한 그는 이스라엘 극우 연립정부의 강경 노선을 제어하면서 ‘균형추’ 역할을 해 왔던 인물이다.
네타냐후 총리로선 견제 세력이 사라져 호재일 법하지만 현실은 정반대다. 당장 이스라엘 내에서 반정부 시위, 조기 총선 요구 목소리가 커질 게 뻔하다. 이스라엘 의회 의석수 분포로 볼 때 그의 실각 위험은 없으나 극우 각료·정치인의 입김도 커질 수밖에 없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간츠의 이탈은 이스라엘의 단결이 끝났다는 뜻”이라며 “가자지구에서 전쟁을 끝내려는 미국의 외교적 노력도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고 짚었다. 미 CNN방송도 “간츠의 탈퇴로 (휴전 및) 인질 석방 협상 타결 가능성은 더 줄어들었다”며 상황 악화를 점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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