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투자받은 리벨리온·SK 계열 사피온코리아 합병 추진
'AI 전환' 추진하는 KT·SKT 모두 "합병 법인과 협업 유지"
한국의 인공지능(AI) 반도체 대표 스타트업인 리벨리온과 SK텔레콤 계열 사피온코리아가 합병을 추진한다. 신경망처리장치(NPU) 설계 전문인 두 팹리스(반도체 설계) 기업의 합병으로 세계 시장을 공략할 '국가대표 AI 반도체 기업'을 만들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리벨리온과 사피온코리아 모회사 사피온(미국 법인)의 최대주주인 SK텔레콤은 12일 두 AI 반도체 기업을 합치기로 합의했다. 두 회사는 한국의 대표적 NPU 전문 팹리스다. NPU는 현재 AI 반도체 시장의 중심으로 생성형 AI 학습과 가동에 활용되는 그래픽처리장치(GPU)를 대체할 저전력·고성능 제품으로 기대를 받고 있다.
두 회사는 앞으로 2, 3년을 한국이 세계 AI 반도체 시장에서 승기를 잡을 골든타임으로 보고 빠른 합병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실사와 주주동의 등 필요한 절차를 거쳐 3분기 중으로 본계약을 마무리하고 연내 통합 법인을 띄울 계획이다. 합병 기업의 경영은 SK 쪽이 아닌 리벨리온이 맡는 것으로 확정됐다. 빠르게 변화하는 시스템 반도체 산업의 특성상 대기업보다는 스타트업이 시장 상황에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다는 이유다.
두 회사의 합병이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리벨리온의 핵심 전략적 투자자가 SK텔레콤과 마찬가지로 AI 기업으로의 전환을 꾀하는 통신사 KT이기 때문이다. KT는 2022년과 올해 두 차례에 걸쳐 리벨리온에 총 665억 원을 투자했다. 리벨리온의 NPU '아톰'은 KT클라우드의 국내 최초 NPU 인프라 서비스 상용화에 활용됐다.
KT 관계자는 "기술 주권 확보와 세계적 수준의 AI 반도체 기업 탄생을 위해 합병 추진에 뜻을 모았다"며 "향후 리벨리온과 협력 관계는 지속되며 KT 차원의 AI 전략에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SK텔레콤 역시 합병 이후로도 전략적 투자자로 남아 글로벌 AI 반도체 시장 진출과 한국 AI 반도체 경쟁력 향상을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SKT 관계자는 "사피온코리아의 AI 반도체 사업을 통해 추진하던 AI 인프라 분야에서의 협업도 새 합병 법인과 그대로 진행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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