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운행 3년 8개월 만에 1000만㎞
정의선 "수소 사업은 후대를 위한 것"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강조하는 수소 사회가 '알프스의 나라' 스위스에서 현실이 되고 있다. 현대차는 12일 수소전기트럭 엑시언트가 스위스에서 누적 주행거리 1,000만㎞를 돌파해 소나무 약 70만 그루가 연간 흡수하는 탄소량과 맞먹는 효과를 냈다고 밝혔다. 1998년부터 수소차 연구·개발(R&D)을 이어온 정 회장의 뚝심이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에 따르면 스위스에서 운행 중인 엑시언트는 48대로 2020년 10월 첫 운행을 시작해 3년 8개월이 지났다. 엑시언트는 2개 수소연료전지로 구성된 180킬로와트(㎾)급 수소연료전지 시스템과 최대 출력 350㎾급 구동모터를 실었다. 1회 충전 시 최대 400㎞를 달릴 수 있다.
특히 엑시언트는 일반 디젤 상용 트럭과 달리 주행 중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고 순수한 물만 내보낸다. 일반 디젤 트럭이 1,000만㎞ 운행 시 이산화탄소 약 6,300톤(t)을 배출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엑시언트 운행 시 그만큼의 탄소를 절감한 효과가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는 수령 30년 소나무 약 70만 그루가 한 해 동안 빨아들이는 탄소량으로 508만㎡ 소나무 숲을 조성한 것과 같다고 현대차는 설명했다.
현대차는 또 스위스에서 운행되는 엑시언트는 수소연료 생산 과정에서 신재생에너지를 사용해 탄소가 전혀 발생하지 않는 '그린수소'만을 연료로 쓴다고 덧붙였다.
현대차 관계자는 "엑시언트 주행으로 확보한 수소연료전지 시스템 실증 자료를 포함해 주행 거리, 수소 소비량, 연료전지 성능 데이터를 분석해 수소연료전지 기술을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며 "향후 다양한 차량에 적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의선의 '수소사업' 26년 뚝심
앞서 정의선 회장은 1월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박람회 'CES 2024'에서 "수소사업은 (아무리 어려워도) 후대를 위해서 준비해 놓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26년 동안 수소차 R&D에 힘을 실은 정 회장의 뚝심이 읽히는 부분이다. 현대차도 CES 2024에서 기존 수소연료전지 시스템 브랜드였던 'HTWO'(에이치투)를 현대차그룹의 수소 밸류체인(가치사슬) 사업 브랜드로 확장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9일에는 현대차가 그룹 내에 흩어져 있던 수소차 관련 사업 부문을 한데 뭉쳤다고 알렸다. 현대차는 2월 현대모비스와 국내 수소연료전지 사업 양수도 계약을 한 데 이어 3개월에 걸친 통합 작업을 마무리했다고 전했다. 이로써 효율이 강화돼 수소차 R&D부터 생산·판매까지 속도가 한층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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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는 1998년 수소 R&D를 시작해 2013년 세계 최초의 양산형 수소전기차 '투싼ix'를, 2018년 2세대 수소전기차 '넥쏘'를 내놨다. 버스 부문에서는 2017년 도심형 수소전기버스를 처음 선보였고 2020년 세계 최초 수소전기 대형 트럭 엑시언트를 양산했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CES 2024에서 "현대차의 모든 기술적 진보는 인류 삶을 더 풍요롭게 만들기 위한 것"이라며 "청정수소가 모두를 위해 모든 것에 에너지로 쓰이며 어디에서나 활용 가능하도록 수소 사회 실현을 앞당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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