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기차, 보조금으로 불공정 경쟁"
다음 달부터 27.4%~48.1% 관세 부과
중국 반발… "EU 즉시 잘못 바로잡아야"
유럽연합(EU)이 12일(현지 시간) 중국산 전기차에 내달부터 최고 48%의 '관세 폭탄'을 매기겠다고 예고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는 이날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반(反)보조금 조사 잠정 결론을 토대로 17.4%~38.1%포인트의 잠정 관세를 추가 부과한다는 계획을 중국 당국과 대상 업체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다음 달부터 중국 전기차에는 임시 조처 성격의 상계관세가 부과되며, 올 하반기 EU 27개 회원국 승인을 받으면 향후 5년간 시행이 확정된다.
EU는 이미 중국산 전기차에 대해 10%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는데, 이날 발표된 상계관세율은 기존 관세에 추가로 적용된다. 따라서 최종 관세는 27.4%~48.1% 부과될 예정이다.
관세율은 조사 협조 여부와 제조업체에 따라 다르게 적용된다. 조사에 협조한 중국 전기차 업체엔 평균 21%포인트의 추가 관세가 적용된다. 가령 비야디(BYD)는 17.4%포인트, 지리(Geely)는 20%포인트의 추가 관세를 부과받는다. 반면 상하이자동차(SAIC)를 비롯해 조사에 협조하지 않은 나머지 중국 전기차 업체에는 일괄적으로 38.1%포인트 관세율이 부과된다.
중국 공장에서 생산돼 유럽으로 수출되는 테슬라, BMW 등도 이번 조치에 영향을 받는다. 이들 기업은 조사에 협조한 업체의 평균치 21%포인트 수준의 추가 관세가 적용될 수 있다. 다만 잠정적 결론만 내려졌을 뿐 조사가 진행 중인 만큼 테슬라 측 제출 자료를 토대로 더 낮은 개별 관세율이 부과될 수도 있다고 집행위 관계자는 설명했다.
앞서 EU는 중국 정부 보조금을 과도하게 받은 저가 전기차가 역내 시장을 왜곡하고 있다며 지난 10월 반(反)보조금 조사에 착수했다. 약 8개월간의 조사 끝에 EU 집행위는 이날 "중국산 배터리 전기자동차(BEV) 공급망(전반)이 불공정한 보조금으로 이익을 얻고 있으며, 이는 EU의 BEV 생산업체에 경제적 피해 위협을 초래한다고 잠정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EU는 이날 통보한 계획을 토대로 중국 당국과 효과적 해결책이 도출되지 않으면 다음 달 4일부터 상계관세율 적용을 시작할 방침이다.
집행위가 예고한 상계관세율(최대 38.1%포인트)은 당초 예상됐던 25~30% 수준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중국이 자국으로 수입되는 유럽산 전기차에 적용하는 관세율(15%)보다도 훨씬 높다. 앞서 미국 정부도 지난달 14일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관세를 25%에서 100%로 연내 대폭 인상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중국은 EU 발표에 크게 반발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중국 상무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EU는 즉시 잘못을 바로잡아야 한다"며 "EU 조치를 면밀히 주시하며 자국 기업들의 합법적 권리를 수호하기 위한 모든 필요한 조치를 결연히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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