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손 안 놓은 '언성 히어로' 경찰관들
경찰청, 13일 우수경찰관 초청 오찬
"살려주세요!"
4월 22일 오전 11시 46분 광주 북구 산동교 아래 영산강에 한 20대 남성이 물에 빠져 허우적대고 있다는 신고가 119에 접수됐다. 소방·경찰 공동대응 지령이 내려진 뒤, 광주 북부경찰서 동운지구대 소속 김경순 경사와 정유철 경위가 가장 먼저 현장에 도착했다.
상황은 급박했다. 당일 내린 비로 인해 수위가 높아져, 금방이라도 물에 빠진 시민이 버티기 힘들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119구조대가 도착하기 전이었지만, 김 경사는 결단을 내렸다. 김 경사는 평소 트라이애슬론(철인 3종)이 취미라 수영에 일가견이 있었는데, 순찰차에 싣고 다니는 구명조끼를 입고 자신의 몸에 로프를 묶어 망설임 없이 강물 속으로 뛰어들었다.
폭이 130m나 됐지만, 김 경사는 강 한가운데까지 수영해 허우적거리던 시민을 붙잡아 올렸다. 뭍에서 대기하던 정 경위는 안전을 위해 김 경사의 몸에 미리 묶어둔 로프를 끌어당기며 구조를 도왔다.
김 경사와 정 경위의 감동적인 사연처럼, 누가 알아주지 않더라도 시민들의 안전을 위해 묵묵하게 일하는 이들이 있다. 수차례 부상과 매일 같은 야근에도 사명감과 희생정신으로 버티는 현장 경찰들의 이야기다.
경찰청은 13일 윤희근 경찰청장 주재로 선행모범 우수경찰관 초청 오찬 간담회를 진행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김 경사와 정 경위를 비롯해 몸을 던져 위험에 빠진 시민을 구하거나 적극적인 경찰력 행사로 범죄 피해 확산을 막은 현장 경찰관 9명이 참석했다. 또 현충일을 맞아 순직경찰관 유족을 위한 기부 달리기 행사를 개최한 경찰관 6명도 함께했다.
물에 빠진 시민을 구한 경찰은 또 있었다. 심지어 휴가 중이었다. 경기 군포서 이남훈 경장은 오랜만에 휴가를 받아 여행을 가던 중 하천에 빠진 차량을 발견해 비가 오는 상황에서도 하천에 뛰어들어 운전자를 구해냈다.
흉기에 찔릴 위험을 무릅쓰고 시민을 지켜낸 경찰관들도 있었다. 서울 강남서 김진교 경위는 지난 2월 연인간 말다툼 현장에 출동해 진술을 청취하던 중 여성이 식칼을 들고 자해를 시도하며 휘두르자, 이를 막다가 손끝 살점이 떨어져 나가는 부상을 입었다. 피부이식 수술까지 받는 큰 사고였다.
서울 중랑서 김희수 경사는 지난달 가정폭력 신고현장에 출동해 30cm 길이의 흉기를 휘두르며 가족들을 위협하던 피의자와 맞섰다. 김 경사는 38구경 권총을 꺼내 공포탄을 발포했고, 순식간에 피의자를 제압해 현행범 체포했다.
이외에도 △도보순찰 중 불법 PC방으로 의심되는 곳에 잠입해 증거를 확보, 운영자를 검거한 경기남부청 기동순찰대 김지환 경사 △택시를 타고 출근하던 중 음주운전 사고를 목격하고 택시기사와 함께 추적에 나서 피의자를 검거한 울산 중부서 김대성 경사 △형제를 찾아달라는 민원인의 요청을 흘려듣지 않고 적극 수사를 통해 55년 만의 가족 상봉을 이끌어낸 전남 장성서 이선미 경위 등이 우수경찰관으로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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