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성장률 전망 2→1%로 하향 조정
징병으로 노동력 부족, 전력도 끊겨
군부-무장단체 갈등 격화로 무역 중단
군부 쿠데타로 극심한 혼란에 빠진 미얀마 경제가 민주화 이전인 10년 전으로 되돌아갔다는 분석이 나왔다. 내전에 따른 무역 중단, 전력 부족 등으로 산업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아 국민 3명 중 1명은 극심한 빈곤에 시달리고 있다. 군정의 강제 징집과 이를 피하려는 청년들의 탈출 행렬까지 겹쳐 일할 사람마저 사라진 까닭에 당분간 미얀마의 미래가 어둡다는 평가도 나온다.
통화가치 20%↓ 물가 26%↑
12일(현지시간) 세계은행(WB)은 미얀마 경제 모니터 보고서를 내고 “미얀마 경제가 심각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며 “갈등과 혼란, 거시경제 불안정으로 생산이 제한돼 성장이 계속 미미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얀마 국내총생산(GDP)은 내년 3월까지 전년 대비 1%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해 12월 세계은행은 이 기간 예상 성장률을 2%로 관측했지만 반년 만에 하향조정했다. 통화가치 하락과 물가상승, 노동력·전력 부족이 겹치면서 경제 회복이 어려울 것이라는 게 이유다.
실제 지난해 말 이후부터 미국 달러 대비 미얀마 짯 통화 가치는 20% 넘게 떨어졌고, 물가 상승률은 26.5%로 치솟았다. 지난해 9월부터 올해 3월까지 반년간 수출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3%, 수입은 20% 줄었다. 중국과 태국, 인도와 맞닿은 동·서·북부 국경지대에서 소수민족 무장단체와 정부군 사이 충돌이 격화해 곳곳에서 무역이 중단된 점이 영향을 미쳤다.
"미얀마, 당분간 가계 회복 어려워"
전력 부족으로 공장 가동도 어려워졌다. 세계은행은 “기업 33%는 잦은 정전을 가장 주요 문제로 보고했다”며 “작년 9월 조사 당시 해당 응답 비율이 12%였던 점을 감안하면 3배 가까이 늘어났다”고 말했다.
일할 사람도 없다. 군부가 올해 2월 징집법을 시행하면서 청년 다수가 군대로 끌려간 데다, 남은 이들도 징병을 피하기 위해 농촌과 해외로 도피한 탓에 산업 현장에서 노동력 부족이 심각해졌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악재가 겹치면서 올해 초 미얀마 빈곤율은 32%를 웃돌았다. 국민 3명 중 1명은 배를 곯고 있다는 의미다. 이는 2015년 11월 아웅산 수치 국가 고문이 이끄는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이 총선에서 승리하기 직전 빈곤율과 비슷한 수준이다. 민주 정부가 들어서며 미얀마 경제가 점차 안정세를 보였는데 10년간의 빈곤 탈출 노력이 원점으로 돌아간 셈이다.
세계은행은 ‘그 어느 때보다 빈곤이 고착화했다’고 평가했다. 마리암 셔먼 세계은행 미얀마·캄보디아·라오스 담당 국장은 “단기, 중기적으로 미얀마 가계엔 회복이 거의 없을 것”이라는 암울한 관측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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