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유가 하락에 5개월 만에 내림세
시차 두고 소비자물가 등에 반영
교역조건은 11개월째 개선 흐름
지난달 수출입물가가 올해 들어 처음 꺾였다. 원·달러 환율과 국제유가 오름세가 진정된 영향이 컸다. 교역 조건은 개선세를 유지했다.
1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5월 수출입물가지수(잠정)’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원화로 환산한 수입물가지수는 141.58(2020년=100)로 전월(143.57) 대비 1.4% 내렸다. 1~4월 넉 달 연속 상승하다 하락세로 돌아선 것이다. 수입물가는 시차를 두고 생산자와 소비자물가에 반영된다.
4월에 상승했던 유가가 다시 3월 수준으로 하락한 영향이 컸다. 두바이유 월평균 가격은 4월 배럴당 89.17달러에서 지난달 84.04달러로 5.8% 떨어졌다. 이에 광산품(-4%)을 중심으로 원재료 수입가격이 하락했고, 중간재 중 석탄 및 석유제품(-2.4%), 화학제품(-0.6%) 등도 내렸다. 수입 물가 하락으로 물가 안정이 탄력을 받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유성욱 경제통계국 물가통계팀장은 “생산자가 가격 하락분을 어떻게 반영하느냐에 따라 정도는 달라질 수 있다”고 부연했다.
원화 기준 수출물가지수는 131.7(2020년=100)로 전월(132.55)보다 0.6% 낮아져 수입물가와 나란히 5개월 만에 하락 반전했다. 유가와 함께 환율이 소폭 내린 점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원·달러 환율은 4월 1,367.83원에서 지난달 1,365.39원으로 0.2% 하락했다. 품목별로는 농림수산품이 1.9% 상승했지만, 공산품 중 석탄 및 석유제품(-5.7%)이 큰 폭으로 떨어지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이날 같이 발표된 ‘5월 무역지수(잠정)’에서 지난달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91.57(2020년=100)로 1년 전보다 4.9% 올라 11개월 연속 개선됐다. 통관 시차를 고려한 달러 기준 수입가격이 1.1% 하락하고, 수출가격은 3.8% 상승한 결과다.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수출물가를 수입물가로 나눠, 한 단위 수출대금으로 수입할 수 있는 상품의 양을 지수화한 것이다.
지난달 달러 기준 수출금액지수(136.58)는 전년 동월 대비 10.3% 상승했고, 수출물량지수(118.97)도 6.3% 올랐다. 반도체를 포함하는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의 금액지수와 물량지수가 36.1%, 14.1%씩 큰 폭으로 오른 덕을 봤다. 이에 반해 수입금액지수(137.15)와 수입물량지수(109.40)는 각각 1.6%, 0.6% 하락했다. 공산품 중 기계 및 장비(금액지수 -18.3%, 물량지수 -16.9%) 하락 폭이 특히 두드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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