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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언이란 호칭은 모욕이다"...북미 원주민의 삶·예술 보여주는 첫 전시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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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언이란 호칭은 모욕이다"...북미 원주민의 삶·예술 보여주는 첫 전시가 왔다

입력
2024.06.17 18:30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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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박물관-미국 덴버박물관 공동주최
'우리가 인디언으로 알던 사람들' 특별전
북미 인디언 관련 국내 기획전시는 최초

17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열린 특별전 '우리가 인디언으로 알던 사람들' 공개회에서 참가자들이 콰콰케와크족 원주민들이 사용한 기둥을 둘러보고 있다. 뉴스1

17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열린 특별전 '우리가 인디언으로 알던 사람들' 공개회에서 참가자들이 콰콰케와크족 원주민들이 사용한 기둥을 둘러보고 있다. 뉴스1


"어떻게 하늘을, 땅의 체온을 사고팔 수가 있습니까? 그런 생각은 우리에게는 매우 생소합니다."

1855년 미국 14대 대통령 프랭클린 피어스가 지금의 워싱턴주에 해당하는 곳에 살던 사람들에게 "땅을 팔라"고 하자 돌아온 답변이다. '인디언 추장이 미국 대통령에게 보내는 편지'라는 제목의 글로 알려져 있지만, 이는 절반만 맞는 표현이다. '인디언'은 1492년 콜럼버스가 발견한 신대륙을 인도로 착각해 붙인 이름이기 때문이다. '인디언'이라 불렸던 이들은 '북미 원주민'이라는 새 이름을 얻었다. 오래전부터 미국 땅에 살아온 사람들을 존중한다는 의미다.

북미 원주민의 문화와 예술,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세계관까지 총체적으로 보여주는 전시가 국내 처음으로 열린다. 국립중앙박물관이 미국 덴버박물관과 함께 18일부터 선보이는 '우리가 인디언으로 알던 사람들' 특별전이다.

덴버박물관이 소장한 북미 원주민의 공예품, 사진, 회화 등 151점이 태평양을 건너왔다. 덴버박물관은 북미 원주민 예술 컬렉션을 최초로 모으기 시작한 미국 기관으로, 1925년부터 수집한 소장품이 1만8,000점이다.

17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특별전 '우리가 인디언으로 알던 사람들' 공개회에서 참석자들이 라코타족 원주민이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대평원의 보금자리 티피'를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17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특별전 '우리가 인디언으로 알던 사람들' 공개회에서 참석자들이 라코타족 원주민이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대평원의 보금자리 티피'를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1부 전시장은 원주민들의 광활한 삶의 터전을 실내로 옮겨온 듯하다. 한가운데 설치된 '티피'는 대평원에 사는 원주민 부족의 집으로, '인디언 텐트'로도 불린다. 나무 말뚝을 땅에 박고 들소 가죽을 덮어 간편하게 만든 집에는 하늘과 땅이 이어져 있다는 원주민들의 세계관이 깃들어 있다. 사냥과 전쟁을 위해 말을 타고 다닌 부족은 말 안장과 발걸이 외에도 요람을 설치해 아기를 태우고 다녔다. 자연과 세계를 잘 관찰하는 아이로 자라기를 바라는 마음에서였다.

2부 전시에선 북미 원주민의 현재와 삶을 다룬 회화, 사진을 선보인다. 1976년 미국 팝아트 선구자인 앤디 워홀이 그린 원주민 운동가 러셀 민스의 초상화도 걸렸다. '저항의 상징'이라 여겨지던 민스를 대중문화 아이콘으로 상업화했다는 비난도 있었지만,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으로 묘사해 원주민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뜨렸다는 평가를 받는 작품이다.

전시는 의도적으로 '인디언'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는다. 라코타, 체로키 등 부족의 이름을 구체적으로 호명하며 '인디언'이라는 말로 뭉뚱그려 취급된 존재를 상기시킨다. 김혁중 학예연구사는 "'인디언'이라고 하면 깃털 머리 장식만 떠올리지만, 미국 대륙에만 570여 개 부족이 있을 정도로 다양한 문화와 깊은 정신세계를 갖고 살아가는 사람들"이라며 "이들의 다양성과 지혜가 우리에게도 도움이 되길 바라며 전시를 기획했다"고 말했다.

17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열린 특별전 '우리가 인디언으로 알던 사람들' 공개회에서 참가자들이 앤디 워홀의 작품을 살펴보고 있다. 뉴스1

17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열린 특별전 '우리가 인디언으로 알던 사람들' 공개회에서 참가자들이 앤디 워홀의 작품을 살펴보고 있다. 뉴스1




이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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