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스위스 IMD 국가경쟁력 평가
기업 효율성 순위 10계단 뛰어
경제성과 조세정책은 하락
한국이 국가경쟁력 평가에서 역대 최고 순위(20위)를 기록했다. 단숨에 8계단 뛰어오른 저력은 기업 효율성 개선과 사회 인프라 확대였다. 다만 지표를 끌어올린 상당 부분이 설문조사에 근거를 둔 만큼 실질적인 국가경쟁력으로 보기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18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의 ‘국가경쟁력 평가’에서 한국은 평가대상 67개국 중 20위에 올랐다. 1997년 평가 대상에 포함된 이래 가장 높은 순위다. 이전까지 최고 순위는 22위(2011~2013년)였다.
‘30-50 클럽(1인당 소득 3만 달러‧인구 5,000만 명 이상)'인 7개국 중에서는 미국에 이어 2위, 인구 2,000만 명 이상 30개국 가운데서는 7위를 기록했다. 두 순위 모두 사상 최고 기록이다. 1989년부터 발표되고 있는 IMD 국가경쟁력 순위는 경제성과·정부 효율성·기업 효율성·인프라 등 4개 분야(336개 세부항목)에 대한 통계자료와 기업인 대상 설문조사(92개) 결과에 가중치를 부여해 순위를 매긴다. 올해 전체 1위는 싱가포르였고 대만은 8위, 일본은 38위에 올랐다.
상승을 이끈 것은 기업 효율성 부문이다. 지난해 33위에서 23위로 10계단 치솟았다. 박은정 기재부 거시정책과장은 “기업 효율성의 상당 부분은 기업인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로, 해당 지표가 좋아졌다는 건 그만큼 기업인이 느끼는 경영 환경이 개선됐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세부적으로 보면 기업이 인재유치에 신경을 쓰는지(14위→6위), 국내 주식시장이 기업의 자금조달에 도움이 되는지(41위→37위), 위기 상황이 왔을 때 국민이 유연하게 대처하는지(30위→14위) 등에 대한 설문평가 순위가 올랐다.
인프라 분야도 지난해 16위에서 올해 11위로 5계단 상승했다. 이 역시 수자원 접근성‧유통인프라 효율성 등을 따진 기본인프라(23위→14위), 우수 엔지니어 가용성‧사이버보안 위주의 기술인프라(23위→16위) 등 설문 분야가 선전한 영향이 크다.
IMD뿐 아니라 국가경쟁력 순위를 매기는 세계경제포럼(WEF)도 설문조사를 주요 항목으로 넣는다. 경제지표 못지않게 기업인의 인식조사도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그러나 설문조사 의존도가 크고 설문조사 특성상 국가경쟁력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기보다는 각 기업인이 자신의 사업 환경에 따라 답할 가능성이 높은 점은 한계로 지적된다.
보다 객관적인 숫자로 살펴보는 경제성과와 정부 효율성은 순위가 소폭 하락했다. 두 계단 하락(14위→16위)한 경제성과 분야에서는 여행수지 악화에 따른 민간 서비스수지 순위 급락(38위→62위)이 전체 지표를 끌어내렸다. 여행수지는 2000년 적자로 전환한 이후 줄곧 마이너스 행진을 하고 있다. 다만 성장률(44위→34위) 등 국내경제 부문 순위는 11위에서 7위로 상승했다.
정부 효율성도 지난해 38위에서 39위로 떨어졌다. 정부 부채 실질증가율(56위→43위)을 포함한 재정 등 5개 세부 항목 중 조세정책에서만 순위가 하락(26위→34위)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기업의 조세부담이 높을수록 조세정책 순위는 낮아진다. 법인세는 코로나19가 발생한 2020년 55조5,000억 원에서 이듬해 70조4,000억 원으로 올라선 뒤 2022년엔 103조6,000억 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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