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사 대상 병원 3만6,059개 중 5,379곳 휴진
의협 "휴진율 50%, 집회 참가자 5만 명" 주장
대한의사협회(의협)가 18일 전국적 집단휴진을 강행했지만 참여율은 14.5%에 그쳤다. 2020년 의대 증원 반대 파업 당시와 비슷한 수준이다.
이날 정부와 각 지방자치단체가 관할 의료기관에 일일이 전화해 휴진 여부를 확인한 결과, 오후 4시 기준 휴진율은 14.9%로 집계됐다. 조사 대상 병·의원 3만6,059곳 중 5,379곳이 진료를 멈췄다. 평상시에도 개원의 휴진율이 6~7%인 점을 감안하면 휴진 열기가 그리 높지 않았던 셈이다.
4년 전 집단휴진 때와 비교하면 8월 14일 1차 휴진 시 참여율 32.6%의 절반에 불과하고, 8월 26일 2차 휴진 첫날 10.8%보다는 약간 높다. 시도별로는 대전이 휴진율 22.9%로 가장 높았고, 세종시 19%, 강원 18.8%, 서울 16.6% 순으로 나타났다. 휴진율이 가장 낮은 곳은 전남으로 6.4%였다. 개원의 입장에서 휴진은 수익 저하로 이어지는 데다 지역사회에서 휴진 병원 불매운동까지 일어나 부담을 느낀 것으로 분석된다.
정부는 이날 오전 9시 부로 개원의들에게 업무개시명령을 내렸다. 시군구 단위로 휴진율이 30%를 넘을 경우 명령 위반으로 행정처분을 할 계획이었지만, 실상은 기준에 훨씬 못 미쳐서 관련 조치는 이뤄지지 않았다.
의협은 온라인 예약사이트 휴진 설정 현황 등을 통해 자체 파악한 결과 휴진율이 50% 안팎이라고 주장했다. 정부 조사 결과와는 차이가 크다. 이날 서울 여의도에서 진행된 ‘전국 의사 총궐기대회’ 참가 인원을 두고도 의협은 5만 명이라 밝혔지만, 경찰은 5,000~1만2,000명으로 추산했다.
의협은 16일에 내놓은 △의대 정원 증원안 재논의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 쟁점 사안 수정·보완 △전공의·의대생 관련 행정명령 및 처분 소급 취소를 재차 정부에 요구했다. 그러면서 요구안이 관철되지 않으면 이달 27일부터 무기한 휴진에 들어가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법대로 조치하겠다”며 강경하게 대응하고 있다. 법정단체가 설립 목적에 위배되는 행위를 할 경우 제재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전병왕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에서 “우선 시정명령을 할 수 있고, 명령에 따르지 않으면 임원 변경을 요구할 수 있으며, 극단적인 경우 법인 해산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앞서 복지부는 의협을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했고, 의협 집행부 17명에 대해 집단행동 및 교사 금지명령도 내린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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