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자립 택한 라인야후, 네이버와 결별 현실화
협상 쟁점은 몸값… 日정부 반응·주가 등에 영향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 재발 방지책을 마련 중인 라인야후가 네이버와 관계 단절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하지만 라인야후 사업 지분 구조가 복잡하게 얽혀 있어 네이버와 소프트뱅크의 지분 매각 협상의 결론은 해를 넘길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9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창업자인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를 주축으로 최수연 대표와 김남선 최고재무책임자(CFO)가 라인야후 지분 매각과 관련한 다양한 시나리오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네이버 관계자도 "지분 매각을 포함한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협상하고 있다는 기존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했다.
네이버와 라인야후의 결별은 돌이키기 어려워졌다. 전날 이데자와 다케시 라인야후 최고경영자(CEO)가 주주총회에서 "일본에서 진행 중인 대부분의 서비스 사업 영역에서 네이버와의 위탁 관계를 종료하겠다"고 공식화했다. 일본 정부가 보완 요구를 거듭해 온 정보유출 사건 재발 방지책으로 라인야후가 기술 자립을 택한 것이다. 라인야후는 간편결제 서비스인 '라인페이'를 2025년 4월 중 종료하기로 하는 등 서비스 분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일각에선 '라인이 일본 외 동남아 지역에도 서비스되고 있는 만큼 라인야후와 네이버가 지역별로 사업 영역을 분리해 운영할 수 있지 않느냐'는 의견도 나왔으나 라인야후가 자립을 택하면서 이 시나리오도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협상 쟁점은 '몸값'… 엔저·주가 하락에 장기전 가능성↑
문제는 네이버와 소프트뱅크가 복잡하게 얽혀 있는 라인야후 지분을 어떻게 나누느냐로 좁혀졌다. 네이버와 일본 소프트뱅크가 절반씩 출자해 만든 A홀딩스(지분율 64.4%)가 라인야후의 최대 주주다. 네이버 입장에서 보면 지분 완전 매각, 지분 일부 매각, 지분 매각 철회 등의 선택지가 있는 셈이다.
IT 업계에서는 일본 총무성의 행정 지도가 강제력이 있는 게 아니어서 네이버가 지분 매각을 서두를 필요는 없다고 본다. 현재 라인야후 시가총액(약 24조5,000억 원)을 고려할 때 네이버와 소프트뱅크가 보유한 지분 가치는 각각 8조 원 정도로 추산된다. 경영권 프리미엄(20~40%)을 고려하면 실제 매각가는 10조 원 이상이다. 하지만 라인야후 주가가 최고점(2021년 11월)에 비해 반토막 났고 엔화 가격도 하락해 네이버가 매각에 나서기 좋은 시기는 아니다. 네이버 사정을 잘 아는 IT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 입장에선 몸값을 제대로 받는 게 관건이고 최악의 상황으로 가면 매각을 안 할 수도 있지 않겠느냐"면서 "올해 안에 소프트뱅크와 결론을 내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7월 초 라인야후가 일본 총무성에 정보 유출 재발 방지 대책 관련 보고서를 제출한 후 일본 정부와 일본 내 분위기에 따라 협상 상황은 또 달라질 수 있다. 또 다른 IT업계 관계자는 "일본 정부가 한발 물러섰지만 지분 매각을 다시 압박할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소프트뱅크도 20일 주주총회에서 라인야후 사태와 관련한 입장을 추가적으로 밝힐 가능성이 있다.
라인야후 사태와 관련한 국내 여론 추이도 변수가 될 수 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가 25일 예정된 전체회의에 최수연 네이버 대표를 참고인으로 불러 라인야후 사태 관련 질의를 하기로 한 상황이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