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외 구체적 국가명 언급 없이
"이 지역 나라들, 방위비 더 써야"
"나토, 트럼프 압박에 더 강화돼"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 18일 위스콘신주 라신의 페스티벌 파크에서 열린 집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라신=AF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외교·안보 분야 참모가 인도·태평양 지역 국가들의 국방부 지출 확대 필요성을 강조했다. 대만 외에는 구체적인 국가명을 언급하지 않았다.
19일(현지 시간) 미국 격월간 외교전문지 포린어페어스에 따르면, 로버트 오브라이언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 잡지 7·8월호 기고문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오브라이언은 "대만은 연간 190억 달러(약 26조 원)의 방위 지출을 하는데, 이 금액은 대만 국내총생산(GDP)의 3% 미만"이라며 "이 액수는 대부분의 미국 동맹국 및 파트너들보다 낫지만 여전히 너무 적다"고 지적했다. 이어 "점점 더 위험해지는 이 지역의 다른 나라들도 (방위비에) 더 지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도·태평양 지역 안보 지원을 확대하자는 주장도 나왔다. 그는 "미국 의회가 이스라엘에 오랫동안 제공해 온 보조금, 차관, 무기 공급 등을 인도네시아, 필리핀, 베트남 군대에 제공함으로써 그 나라들의 무력 증강을 지원해야 한다"고 썼다. 미국 항공모함 한 척을 대서양에서 태평양 지역으로 이동하고, 해병대 전체를 태평양 지역에 배치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고도 제안했다. 이어 "호주·일본·필리핀·한국과 같은 동맹국, 싱가포르와 같은 전통적인 파트너, 그리고 인도네시아·베트남과 같은 신흥 파트너 국가들에 대한 '태평양 외교'에 집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동맹을 경시한다는 주장을 반박하기도 했다. 그는 "더 효율적인 (미국) 군대만으로는 중국·러시아·이란을 주저앉히고 억제하는 데 충분하지 않을 것"이라며 "세계 자유 국가들의 강력한 동맹이 필요하다"고 썼다. 또 "비판론자들은 종종 트럼프가 전통적인 동맹에 적대적이라고 했지만, 실제로 그는 대부분의 동맹을 강화했다"고 주장했다.
오브라이언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국가들에 국방비를 늘리라던 트럼프 전 대통령 압박에 관해선 "트럼프는 나토에 대해 단 한 차례의 (인원 및 장비 등) 배치도 취소하거나 연기하지 않았다"며 "국방비를 더 쓰라는 압박은 나토를 더 강하게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오브라이언은 2019년 9월부터 트럼프 전 대통령 임기 종료까지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맡았다. 오는 11월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승리하면 오브라이언이 국가안보보좌관 또는 국무장관, 국방장관 등을 맡을 것으로 점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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