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도시의 밤은 ‘별’ 볼일이 없다. 밤에도 대낮처럼 밝은 불빛이 가득해 머나먼 곳에서 반짝이는 별들이 점점 존재감을 잃어가고 있다. 이제는 별을 보려면 사람이 살지 않는 불빛이 없는 곳으로 찾아가야 한다.
얼마 전 반딧불이를 본 감동이 진하게 남아 이번엔 빛나는 별을 찾아 강원 고성군 금강산 자락에 있는 신선대에 올랐다. 이곳은 산 정상이 그리 높지 않지만 주변이 산으로 둘러싸여 있고 관광객이 찾지 않는 곳이라 별을 보기에 안성맞춤이다. 밤이 깊어가고 산 아래 불빛들이 하나둘 꺼지자 하늘엔 별들이 점점 밝게 빛났다. 반달이 구름 뒤에 숨자 그렇게 보고 싶었던 은하수가 설악산의 명물인 울산바위를 무대 삼아 주연 배우처럼 등장했다. 밤하늘에 은빛 모래를 뿌려 놓은 것 같은 무수한 별들과, 흐르는 강물처럼 굽이굽이 펼쳐진 은하수에는 금방이라도 하얀 쪽배가 보일 것 같았다. 경이로운 풍경에 정신이 아득해졌다.
언제부터인가 우리는 은하수를 동요 속에서만 접할 수 있게 됐다. 잠자는 시간만 빼고 항상 밝은 빛에 노출되어 살아가고, 그 빛에 스트레스를 받게 되자 ’빛공해’라는 단어까지 생겼다. 지금이야 상상이 가지 않겠지만 예전 시골에서는 밤이면 오로지 달빛에 의존해 생활했다. 지금이라도 가끔은 어둠에 좀 익숙해지면 어떨까. 어쩔 수 없이 갖은 공해에 찌들어 살지만 캄캄한 밤하늘에 수놓인 영롱한 은하수를 본다면 몸과 마음에 달라붙은 때가 벗겨질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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