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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젠슨 황, ‘AI 두뇌’ 장착한 인조인간에 주목…왜?

입력
2024.06.22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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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머노이드 로봇, 100년 후 일상 속 보편화
사실상 사람과 공존 시대 도래 전망
테슬라, 오픈AI, 구글 등 과감한 투자 단행
[아로마스픽(98)]6.17~21

편집자주

4차 산업 혁명 시대다. 시·공간의 한계를 초월한 초연결 지능형 사회 구현도 초읽기다. 이곳에서 공생할 인공지능(AI), 로봇(Robot), 메타버스(Metaverse), 자율주행(Auto vehicle/드론·무인차), 반도체(Semiconductor), 보안(Security) 등에 대한 주간 동향을 살펴봤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2일 대만에서 정보기술(IT) 전시회로 열렸던 ‘컴퓨텍스 2024’ 행사에서 로봇 시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2일 대만에서 정보기술(IT) 전시회로 열렸던 ‘컴퓨텍스 2024’ 행사에서 로봇 시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앞으로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은 자동차처럼 보급될 것이다.”

만화 영화 속에서나 나올 법한 시나리오로 치부하기엔 스피커의 무게감이 컸다. 미래 비전에 대한 그의 신뢰도는 이미 검증됐던 터였다. 요즘 최전성기로 접어든 글로벌 테크업계 중심 인물이 주목한 분야였기에 스포트라이트도 더 쏠렸다. “향후 2~3년 이내에 휴머노로봇 기술은 획기적으로 발전할 것이다”라며 이렇게 단언한 주인공은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그의 이런 의미심장한 전망은 지난 17일 중국시보와 연합보 등 대만 언론에 의해 알려졌다. 그는 전날 사전 녹화로 방영된 대만 TVBS 방송 프로그램에서 “100년 후엔 휴머노이드 로봇 보편화로 없는 곳이 없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최근 엔비디아 창업자 겸 CEO인 젠슨 황 회장은 말 그대로 ‘뜨거운 감자’다. 검은색 가죽 재킷이나 왼팔에 새겨진 회사 로고 문신, 컴퓨터(PC) 게임광 등으로 전해진 그의 일거수일투족까지 모두 세간의 화제일 정도다. 지난 1993년 당시,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 전문 기업으로 잉태시킨 엔비디아가 글로벌 공룡기업인 마이크로소프트(MS)와 애플까지 제치고 세계 최고 기업에 등극하면서 그의 위상은 더 부각됐다.

지난 18일(현지시간) 미 뉴욕 증시에서 엔비디아 주가는 전장보다 3.51% 증가한 135.58달러로 마감했다. 이날 종가 기준, 엔비디아의 시가총액은 3조3,350억 달러(약 4,609조 원) 수준으로 불어나 MS(3조3,173억 달러)와 애플(3조2,859억 달러)을 누르고 시총 1위에 올랐다. 엔비디아가 MS와 애플을 모두 제치고 시총 1위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엔비디아의 주력인 GPU는 PC에서 그래픽과 영상을 빠르게 처리, 결괏값까지 모니터에 출력하는 장치다. 빠른 연산과 반복학습이 필수인 생성형 AI에선 핵심 부품인데, 전 세계 GPU 물량의 90% 이상을 사실상 엔비디아가 독점하고 있다. 이렇게 생성형 AI 시대 대중화를 앞당긴 그가 로봇에 주목한 까닭은 뭘까.

사실상 ‘인조인간’과 공존 전망…유망한 분야는 약사 및 인테리어 디자이너 등에 주목

테슬라의 휴머노이드 로봇인 ‘옵티머스’가 유연한 손가락으로 계란을 쥐어서 옮기고 있다. 유튜브 캡처

테슬라의 휴머노이드 로봇인 ‘옵티머스’가 유연한 손가락으로 계란을 쥐어서 옮기고 있다. 유튜브 캡처

그동안 로봇의 활동 범위는 주로 고위험군 산업 분야나 반복적인 업무 부문에 국한됐던 게 사실이다. 지능적인 영역보단 단순 노동에 가까운 부문에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그랬던 로봇은 AI의 등장에 힘입어 새로운 ‘게임체인저’로 업그레이드될 조짐이다. 기본적으로 사람의 신체와 유사한 팔, 다리와 몸통 등에 더해 자체 판단 기능의 머리엔 AI가 장착, 한층 더 똑똑해진 ‘인조인간’으로 다가올 판이어서다. 전망도 장밋빛이다. 글로벌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 규모는 2035년엔 380억 달러(약 52조7,402억 원)에 달할 것으로 관측됐다. 갈수록 개선될 AI 성능 덕분에 자율적인 학습과 훈련 능력까지 장착하게 될 휴머노이드 로봇의 발전 속도도 한층 더 빨라질 것이란 분석에서다. 여기에 로봇에 사용될 부품 가격의 인하 예측도 시장 확대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런 인조인간이 사회 구성원으로 참여하게 될 분야까지 점쳐졌다. 이달 3일 중국시보와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등 중화권 언론 매체에 따르면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전날 국립대만대에서 개최된 '컴퓨텍스 2024' 사전 행사 연설을 통해 "디지털 휴먼 시대가 오고 있다"며 “'디지털 휴먼'이 약사, 인테리어 디자이너, 고객 상대 컨설턴트 등으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여기서 나온 디지털 휴먼은 AI 시대를 맞아 실제 인간과 상호작용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SW)로 만든 가상의 인조인간을 의미한다. 사람과 유사한 상호작용과 행동을 하도록 프로그래밍한 것이다. 사실상, 지구상에 사람과 인조인간의 공존 시대를 예고한 셈이다.

기존 제조업에서 활용됐던 인조인간의 활용도도 갈수록 높아질 것이란 생산적인 기대감도 내비쳤다. 그는 "사람처럼 상호 작용하고 사람의 목소리도 디지털로 시뮬레이션할 수 있게 된 디지털 휴먼 로봇을 대상으로 감각 능력을 더 발전시켜 가고 있다"면서 "이에 바탕을 둔 스마트 공장 구축 계획은 폭스콘을 포함한 대만 제조업체에서 시작됐다"고 전했다. 이어 “AI와 로봇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며 “디지털 휴먼의 제조업 활용이 확산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이와 함께 노동 시장의 유연성 문제도 AI 로봇 확산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전 세계적인 노동력 부족과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현상) 영향으로 더 많은 제조 능력이 요구되면서 로봇이 많은 제품을 만들게 됐다”고 짚었다.

중국시보도 그의 이런 청사진에 대해 “제조업 현장의 로봇팔 활용 시스템을 디지털 휴먼 로봇 활용으로 대체하자는 것으로, 전 세계의 약 1,000만 개의 공장, 46조 달러(6경3,682조4,000억 원)에 달하는 제조업 분야에 대한 산업 디지털화를 노려볼 수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테크업계에선 AI 로봇은 예상치 못한 제조현장의 사고에도 자체적인 판단 능력으로 수습까지 가능할 것이란 예측도 나온다. 다만, 이런 AI 로봇에 사용될 배터리 문제는 해결해야 될 선결 과제로 제기되고 있다.

테슬라, 구글, 오픈AI 등도 ‘인조인간’ 시장 진출에 ‘군침’

구글은 지난해 7월말, 기존 ‘RT-1’ 모델의 업그레이드 버전인 ‘RT-2’ 제품을 선보였다. RT-1 모델이 물건을 집어서 옮기고 정리하는 형태에 머물렀다면 RT-2 버전에선 인터넷상의 이미지와 정보를 습득, 수행까지 가능케 한 시각 및 언어, 행동 모델이다. 구글 딥마인드 홈페이지 캡처

구글은 지난해 7월말, 기존 ‘RT-1’ 모델의 업그레이드 버전인 ‘RT-2’ 제품을 선보였다. RT-1 모델이 물건을 집어서 옮기고 정리하는 형태에 머물렀다면 RT-2 버전에선 인터넷상의 이미지와 정보를 습득, 수행까지 가능케 한 시각 및 언어, 행동 모델이다. 구글 딥마인드 홈페이지 캡처

이런 전망을 고려한 듯, 내로라한 글로벌 기업들의 움직임도 분주하다. 이 가운데 휴머노이드 로봇에 대한 테슬라의 애착은 유별나다. 이미 지난 2021년부터 자사 휴머노이드 로봇 야심작인 ‘옵티머스’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CNBC 등 현지 외신에 따르면 머스크 CEO는 지난 13일 열렸던 2024년 연례 주주총회에서 ‘옵티머스’가 테슬라의 시가총액을 25조 달러(약 3경4,450조 원)까지 올릴 수 있다고 주장할 정도다. 현장 테스트도 병행 중이다. 테슬라 측에선 지난 11일 자사 생산 라인에 2대의 옵티머스를 배치했다고 밝혔다. 유튜브에 공개된 옵티머스는 손가락으로 계란을 쥐면서 섬세한 동작까지 취할 만큼, 손놀림도 유연했다. 이런 옵티머스와 AI의 합체에 필요한 실탄 조달 작업도 순조롭다. 지난달 말 일론 머스크의 AI 스타트업인 xAI는 60억 달러(약 8조2,980억 원) 규모의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챗GPT’ 출시와 함께 생성형 AI 시대를 개막한 오픈AI도 로봇 전쟁에 합류했다. 지난달 AI 로봇 개발팀까지 조직, 로봇 사업 진출에 상당한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오픈AI는 4년 전, 운영됐던 사내 로봇 부서를 없애고 ‘피규어’ 등 유망 로봇 스타트업에 투자하면서 수동적인 태도를 보였지만 달라진 환경에 적극적인 자세로 임하고 있다. 자사의 간판 모델인 ‘챗GPT’를 로봇과 결합시킬 경우, 가져올 시너지 효과도 극대화시킬 수 있다는 자체 판단으로 풀이된다.

구글의 물밑 AI 로봇 사업 추진은 진즉부터 진행됐다. 지난해 7월말, 기존 ‘RT-1’ 모델의 업그레이드 버전인 ‘RT-2’ 제품을 선보였다. RT-1 모델이 물건을 집어서 옮기고 정리하는 형태에 머물렀다면 RT-2 버전에선 인터넷상의 이미지와 정보를 습득, 수행까지 가능케 한 시각 및 언어, 행동 모델이다. 예컨대 이전 로봇에선 쓰레기 수거를 위해선 쓰레기 인식에서부터 줍고 버리는 행동까지 프로그래밍 작업화가 필요하지만 R-2 버전에선 인터넷상에서 검색된 정보 학습만으로도 대체가 가능하다. 업계 관계자는 “AI를 내장시킨 로봇의 이용 가치는 무궁무진하다”며 “AI가 개선되면 될수록 로봇의 쓰임새도 더 확장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챗GPT 개발사 오픈AI의 경쟁사인 앤스로픽은 20일(현지시간) 업계 최고 수준의 최신형 AI 모델 '클로드 3.5 소네트'를 출시했다고 밝혔다. 클로드 3.5 소네트는 이전 버전 보다 2배 빠른 데이터 속도와 더불어 차트나 그래프 해석 등을 포함한 시각적 추론 능력에서 월등하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앤스로픽이 공개한 자체 평가 자료에 따르면 클로드 3.5 소네트는 멀티모달(복합정보처리) 과제 수행 결과, 차트 이해도와 문서 이해도 부문에서 각각 90.8%, 95.2%의 점수를 받아 오픈AI의 GPT-4o(차트 이해도 85.7%, 문서 이해도 92.8%)를 앞섰다. 앤스로픽은 오픈 AI의 창립자 그룹 일원이었던 대니엘라와 다리오 애머데이 남매가 2021년 설립한 스타트업이다.


허재경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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