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장중 1393원까지 올라
①미국 외 주요국 금리 인하
②정치 불확실성 ③엔·위안 약세
대외 요인이 환율 올리는 모양새
원·달러 환율이 약 두 달 만에 장중 1,390원을 넘겼다. 미국을 제외한 주요국의 금리 인하, 정치적 불확실성, 위안화·엔화의 가치 하락 등 대외 여건이 복합돼 달러 가치를 끌어올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21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3.6원 오른 1,388.3원에 장을 마쳤다. 오전 환율은 5.5원 오른 1,392원으로 시작해 1,393원까지 상승폭을 넓히며 전고점인 1,400원에 다다를 수 있다는 위기감이 조성됐다. 환율이 장중 1,390원을 돌파한 것은 4월 19일(장중 고가 1,392.9원) 이후 처음이다.
오전 9시 30분 이후 환율 상승세는 제한됐는데, 외환당국과 국민연금 간 외환스와프 한도 확대 발표가 원인으로 지목됐다. 외환스와프는 외환보유고의 달러를 국민연금의 해외투자 자금으로 빌려주는 것으로, 국민연금의 대규모 달러 환전으로 인한 환율 상승 압력을 방어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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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불안이 지속되는 세 가지 원인
하지만 대외 여건상 원·달러 환율 상승 압력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무엇보다 ①금리 정책 차별화가 달러 가치 상승의 배경으로 지목된다. 미국은 긴축을 지속하는 반면 유럽연합(EU), 스웨덴, 캐나다 등이 긴축 이후 첫 금리 인하를 단행하면서, 다른 통화 대비 달러 가치가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장 초반 원·달러 환율이 상승한 것도 스위스 중앙은행의 2회 연속 금리 인하, 영국 영란은행(BOE)의 완화적 금리 동결이 거론된다. 하인환 KB증권 연구원은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가 곧 금리 인하에 나설 전망"이라면서도 "지속적인 인하에 대한 확신이 없는 현 상황에서 당장의 인하가 달러화 약세의 근거가 되기는 어렵다"고 내다봤다.
유럽의 우파 집권 가능성에 따른 정치적 혼란, 북러 공조 심화와 같은 ②정치적 위험 또한 '안전자산 달러' 투자를 늘리는 요인이다. 하 연구원은 미국 대권 주자들이 미중 무역갈등에서 비롯된 '리쇼어링(산업의 국내 복귀)' 정책을 지지하면서 달러화가 미국 내로 모이는 것도 장기적으로 달러 가치를 높일 것으로 분석한다.
설상가상 ③중국 위안화와 일본 엔화는 약세를 지속해 '원홧값 하락→환율 상승'을 자극하고 있다. 원화는 위안화, 엔화 가치에 따라가는 경향이 있다. 중국 인민은행은 전날 기준금리 격인 대출우대금리(LPR)를 동결했지만, 경기 부양을 위해 추후 금리를 내릴 수 있다는 예상이 많다. 일본 중앙은행(BOJ)의 '플러스(+)' 금리로의 전환이 예상보다 늦어지면서 엔·달러 환율은 이날 오후 4시 기준 158.99엔으로 전고점 160엔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불안한 환율은 적어도 다음 달까지는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류진이 SK증권 연구원은 "7월 프랑스와 영국 조기 총선 이슈가 남아 있고, 북한 관련 리스크는 소멸 시점을 예상하기 힘들다. 단기적으로 위안화도 강세 전환할 가능성이 낮다"며 "다음 달 말 BOJ 통화정책회의가 원·달러 환율 방향을 결정할 재료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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