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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상병 기록 회수 직전... 윤석열→임기훈→유재은 통화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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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상병 기록 회수 직전... 윤석열→임기훈→유재은 통화 이어졌다

입력
2024.06.21 17:03
수정
2024.06.21 19:03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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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상병 특검법 입법청문회 증언]
경북경찰청에서 기록 찾아온 유재은曰
"임기훈이 경찰에서 전화 갈 거라 말해"
해당 통화 12분 전 尹-임기훈 4분 통화
윤 대통령 기록 회수 관여 정황 짙어져

유재은 국방부 법무관리관이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법제사법위원회 입법청문회에서 코를 만지고 있다. 뉴시스

유재은 국방부 법무관리관이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법제사법위원회 입법청문회에서 코를 만지고 있다. 뉴시스

해병대 채모 상병 사망사건의 관련 기록을 경찰에서 군으로 다시 돌려받는 과정에, 윤석열 대통령이 관여했거나 보고받은 것으로 의심되는 정황이 새롭게 발견됐다. 국회에서 열린 채 상병 입법청문회에서 나온 증언과, 사건 관련자의 통화 기록을 대조한 결과 드러난 정황이다. 압수수색 영장 등 정식 절차 없이 사건기록이 회수된 것은 채 상병 사망 사건 수사외압 의혹의 큰 줄기 중 하나다.

유재은 국방부 법무관리관은 2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 청문회에 출석해 지난해 8월 2일 임기훈 전 국가안보실 국방비서관과의 통화에서 어떤 얘기를 했는가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유 관리관은 내용을 묻는 이건태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임 전 비서관이) 경북경찰청에서 저에게 전화 올 것이라고 말해줬다"고 답했다. 임 전 비서관과 유 관리관은 이날 오후 1시 42분부터 2분 12초 동안 통화했다.

지난해 8월 2일은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이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 등의 명을 어기고 채 상병 사건 기록을 경북청에 이첩한 날이다. 당시 유 관리관은 경북청과 전화 통화를 하며 해당 사건기록 회수 작업을 도왔는데, 그렇게 기록을 돌려받은 시작점에 '대통령실에서 내려온 사실상의 지시'가 있었다는 점이 국회 증언을 통해 드러난 것이다.


시각물_지난해 8월 2일 채 상병 사건기록 회수 타임라인

시각물_지난해 8월 2일 채 상병 사건기록 회수 타임라인

문제는 당시 '임기훈-유재은 통화' 직전 '윤석열-임기훈' 간 통화 기록이 확인됐다는 점이다. 본보가 확인한 당시 사건 관계자의 통신 기록(박정훈 대령 항명 혐의 재판부에 제출)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같은 날 오후 1시 25분 임 전 비서관에게 전화해 4분 51초간 통화했다. 임 전 비서관은 윤 대통령과의 통화를 마친 뒤 약 13분 만에 유 관리관에게 "경북청에서 전화가 갈 것"이라고 알려준 것이다.

윤 대통령→임 전 비서관→유 관리관 순으로 이어진 전화 통화 직후에 기록 회수가 본격화된 사실이 드러나면서, 기록 회수 과정에 윤 대통령이 관여했거나 최소한 보고받은 것이 아니냐는 의혹은 더 커지게 됐다. 대통령실이 직접 나서 경찰 측과 기록 회수 협조에 관한 얘기를 끝낸 뒤, 국방부에 연락해 회수 절차를 진행하도록 했다는 그림이 그려지기 때문이다.

당시 경북청과의 통화에 대해 유 관리관은 "(제가 먼저 전화를 한 게 아니라) 부재중 전화가 와 있었다"며 "(임 전 비서관 통화 이후) 부재중 전화가 경북청일 것으로 예측하고 다시 전화했다"고 증언했다. 그러면서 "제가 법무관리관이라고 소개하니, (경북청에서) '아직 사건이 접수되지 않았다' '(사건기록을) 회수해 가시겠느냐'고 (먼저) 물어봐서 '회수하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박 대령에 대한 항명죄 입건이나 사건기록 회수는 국방부가 결정할 사안임에도, 경찰 쪽에서 오히려 먼저 회수 의사를 타진한 것으로 읽히는 대목이다.

경찰청의 이 같은 대응은 앞서 불거진 또 다른 대통령실 개입 의혹과 연결된다. 사건기록 회수 당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관계자가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실에 파견된 경찰관에게 전화를 받아, 그 내용을 경북청에 전달했다는 의혹이다. 이와 관련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는 국수본 관계자에게 "'유 관리관이 경북청에 전화하기로 했다'는 대통령실의 전화를 받고, 이를 경북청 간부에게 전달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유 관리관은 '국방부 검찰단장에게 회수를 지시했냐'는 질문에 "(제가) 지시할 수 있는 관계는 아니었고, 당시 (경북청) 통화를 할 때 검찰단장이 회의석상에 같이 있었다"며 "(제가) '증거물로 (사건기록) 회수가 가능하지 않냐'를 물어봤고 검찰단장이 '가능하다'고 해, '그러면 후속 조치는 검찰단에서 알아서 하시는 게 좋겠다'고 말씀드렸다"고 답했다.

최동순 기자
박준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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